Go to contents

박대통령 6자회담, 실질적 북비핵화 이뤄야

박대통령 6자회담, 실질적 북비핵화 이뤄야

Posted November. 08, 2013 02:54,   

ENGLISH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서유럽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벨기에로 이동해 엘리오 디 루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 에그몽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6자회담 차원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실질적인 비핵화의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6일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미국 워싱턴에서 합의한 대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 후 6자회담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벨기에는 1915년 1차 세계대전시 독일군에 의해 역사상 최초로 화학무기가 사용된 곳이다. 그만큼 화학무기는 물론 핵무기 사용 금지에 적극적이다. 2011년 북한이 주벨기에 북한대사관 설립을 요청하자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남북관계와 인권이 개선되어야만 가능하다고 거부할 정도다.

디 루포 총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인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뿐 아니라 유럽 정세, 시리아, 이란 문제까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박 대통령의 미들파워(중견국) 외교의 일환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날 브뤼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유럽연합(EU) 기업 5곳의 한국 투자유치식이 진행됐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규모를 갖춘 기업들로 투자 규모는 3조7000억 달러 정도다.

벨기에 최대 화학업체인 솔베이는 새만금에 신화학제품 제조공장 투자(1억1000만 달러 규모)를 결정했고, 전 세계 매출 1위 화학업체인 독일의 바스프는 성균관대 내에 전자화학 소재 연구개발(R&D)센터(3200만 달러 규모)를 짓는다. 유럽 2위 합성고무업체인 이탈리아 의 베르살리스는 전남 여수에 1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롯데케미칼과 합성고무 제조판매 합작사를 설립한다.

양국 정상은 벨기에 겐트대학교의 분교를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글로벌 캠퍼스에 설립하기로 했다. 식품환경분자생명공학과 3개 학부에 900여 명의 편제로 운영되며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 라켄궁에서 필립 국왕과 만찬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1978년 필립 국왕의 부친인 알베르 2세 전 국왕 방한 때 퍼스트레이디로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벨기에의 지원으로 개원했던 한백직원훈련원이 한국의 기술인력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필립 국왕도 왕세자 시절 두 차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등 한국을 4번이나 방문했다며 관심을 표명했다.

벨기에 방문 전 2박3일간 진행된 영국 국빈방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버킹엄궁에서 작별인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브뤼셀=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