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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북자 이용해 남한을 흔들려는 김정은 집단

[사설] 탈북자 이용해 남한을 흔들려는 김정은 집단

Posted January. 22, 20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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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서울시공무원 간첩 사건은 진화하는 북한의 탈북자 대상 공작과 우리 공안기관의 부실한 대공() 체제 실상을 잘 보여준다. 탈북자 유 모 씨는 2011년 6월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서울시에 거주하는 탈북자 명단과 한국 사회 정착과 관련된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검거됐다. 국가정보원은 유 씨가 저소득층 의료지원 업무를 하면서 서울 지역 탈북자 1만여 명의 신상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씨가 북한이 눈독을 들일만한 일을 하고 있었지만 국정원과 경찰이 주시하지 않아 1년 6개월 넘게 공무원 신분으로 간첩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북한이 과거에는 탈북자 문제를 감추느라 탈북자라는 단어 사용조차 금지했지만 김정은 등장 이후 남한에 정착해 살던 탈북자를 재입북시켜 체제 선전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탈북자 박정숙 씨와 김광혁 고정남 부부는 지난해 6월과 11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썩어빠진 남조선 사회에서 도저히 살 수 없어 자진 월북했다고 거짓 주장을 늘어놓았다. 북한은 가족을 처벌하겠다고 협박해 박 씨 등을 재()입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탈북 행렬을 막기 위해 비열한 협박 공작을 쓰는 것이지만 북한 주민에게 탈북자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꼴이 됐다.

북한은 남한에서 크게 성공했거나 반북() 활동을 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살해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고인이 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에 대한 살해 기도가 있었다.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도 끊임없이 내려 보내고 있다. 북한이 국내에 입국한 2만4000명의 탈북자를 이용해 남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탈북자 합동심문 과정에서 들통 나지 않기 위해 거짓말탐지기 대응 등 고도의 훈련을 거쳐 간첩을 침투시키고 있다. 합동심문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북한의 탈북자 대상 공작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탈북자들은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국내로 들어왔다. 이번 사건으로 전체 탈북자를 색안경을 끼고 보은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그들의 가슴에 못을 박게 된다. 북한 공작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라도 열린 마음으로 탈북자를 포용하고 정착을 도와야 한다. 탈북자의 신원과 거주지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해 탈북자들이 북한의 보복 책동에 희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탈북자들도 수상한 사람을 적극 신고해 북한 공작이 끼어들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