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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의 늪 2060년 2명이 일해 노인 1명 부양해야

저출산-고령화의 늪 2060년 2명이 일해 노인 1명 부양해야

Posted June. 23, 20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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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 5000만 명 돌파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경제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이 인구 규모 면에서도 강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뜻이다.

한국의 인구는 세계 26위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 명을 함께 달성한 나라는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전 세계 6개국뿐이다.

문제는 5000만 명 인구로 국력을 뽐내기에는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1.23명(2010년 기준)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저출산이 지속될 경우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 초반에 1%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급격한 고령화로 청년층이 더 많은 노인을 부양해야 하고 노동력 부족으로 외국인 유입이 증가하는 등 앞으로의 변화는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한국 사회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출산율 최하위, 고령화 세계 최고

불과 30년 전 한국 정부의 최대 과제는 가족계획이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 아래 1자녀 가정에 아파트 청약 우선권을 준 반면 3자녀 이상이면 주민세가 중과됐고 의료보험 지원도 끊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정책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것이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3년에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2.1명) 이하로 떨어진 뒤 2010년 1.23명까지 낮아졌다. 그나마 2005년에 최저출산율(1.08명)을 기록한 이후 각종 출산장려책 등의 영향으로 다소 높아진 것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만혼() 현상 등으로 20대 후반 여성의 출산율은 1980년 인구 1000명당 238.5명에서 2010년 79.7명으로 낮아졌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80년 145만 명이던 고령인구는 2010년 545만 명, 2060년에는 1650만 명으로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세대가 짊어질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수)는 일본(63.3명)에 이어 세계 두 번째(57.2명)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노인의 나라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는 경제활력 저하로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31년 이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회원국 34개 중 최저 수준인 연간 1%로 전망했다. 20년 뒤 경제성장이 지금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중장기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총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73%를 정점으로 2030년 63.1%, 2050년 52.7%로 하락한다.

올해 02세 및 5세 무상보육이 시작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정부의 출산 지원책은 저출산 추세를 끊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아동가족복지 지출 비율은 0.5%로 OECD 평균(2%)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급격한 복지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을 감안한다고 해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성열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선진국의 3분의 2 수준인 지금의 출산율로는 향후 한국 경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보육 육아에 대한 전사회적 지원과 함께 여성 및 노인의 경제활동을 이끌어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