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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제의용연합성명통해이례적위협

Posted April. 19, 201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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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과 대남기구, 외곽 선전매체 등을 총동원해 전면적인 대남 공세에 들어갔다. 특히 남측 언론매체의 보도와 민간단체의 활동까지 위협 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북한은 19일 정부정당단체 공동명의로 연합성명을 내고 괴뢰역적패당은 태양절 행사를 중상모독한 중대범죄에 당장 사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복수의 성전에 떨쳐나서 이 땅에서 괴뢰역적패당을 영영 쓸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16일 라디오 연설을 문제 삼아 이명박 역도는 태양절 행사가 거행되는 때 미사일 발사에 우리가 얼마를 썼고 그 돈이면 강냉이가 얼마니 뭐니 외쳐댔다며 이는 우리 수령, 체제, 인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월 대남 유화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남 통일전선전술 차원에서 대화제의 수단으로 쓰던 연합성명을 위협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외무성의 229 북-미 합의 파기 선언, 1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와 최고사령부의 군사적 위협에 이어 대남 비난에 거의 모든 기관이 나서는 양상을 보인다. 19일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까지 나서 229 합의가 깨짐으로써 핵실험 등의 임시중지 조치는 당연히 해제된다며 추가 핵실험도 위협했다.

비난 대상도 넓히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초 인천 군부대 내무반에 적힌 전투구호를 빌미로 남측을 격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측 대학생과 민간단체의 대북 활동, 언론의 보도 내용까지 문제 삼고 있다. 연합성명은 헛나발을 불어대는 보수언론사와 악질언론인도 반민족범죄자로 (응징 대상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당군정을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모욕행위를 방치했다가 문책당할 것을 우려한 각 기관이 충성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라며 김정은이 국정을 틀어쥘 때까지 당분간 강경 모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