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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부 3인방에 반말-존댓말로 질문 공세

김, 군부 3인방에 반말-존댓말로 질문 공세

Posted April. 17, 20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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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이영호 군 총참모장,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3인방에게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은 또 이들에게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며 열병식에서 선보인 무기들에 대해 잇달아 질문을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군 정보 소식통은 16일 조선중앙TV의 열병식 중계화면을 통해 김정은의 입 모양을 정밀 분석한 결과 김정은이 주석단에 함께 있던 군부 3인방에게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열병식에 참가한 방사포(다연장로켓포)와 전차, 미사일 등 각종 무기들이 주석단 앞을 지나갈 때마다 종류와 작동 방법 등을 군부 3인방에게 상세히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신형 전차인 폭풍호와 자주포 대열이 주석단 앞을 지나갈 때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이 뭔가 설명을 하자 김정은은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크게 끄덕인 뒤 다 땅크죠라고 되물어봤다. 이어 김정은은 손으로 전차와 자주포 대열을 가리키면서 이 총참모장을 향해 오늘 참 많이 있는데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풍호는 옛 소련제 T-62를 개량한 북한의 주력 전차로 125mm 신형 주포와 구형 전차에 탑재된 12.7mm 기관총보다 강력한 14.5mm 대공 기관총을 탑재하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은 열병식에 새로운 무기가 등장할 때마다 저건 잡고 당기는 거야? 저건 받침대가라고 질문했고, 이 총참모장과 최 총정치국장이 이에 답변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했다. 또 김정은은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탄도미사일을 실은 이동차량이 지나갈 때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좋아, 좋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김정은은 특정 미사일을 가리키며 저게 쏜 적이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군 정보 관계자는 김정은은 자신에게 쏠린 국제사회의 이목을 즐기는 듯 행사 내내 환한 표정과 큰 몸짓으로 질문을 했고 군부 3인방은 손으로 입을 가린 뒤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변하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군부 3인방의 이런 태도는 답변 과정에서 무기 관련 내용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려는 제스처로 군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한미 대북 정보요원들은 열병식 중계방송에 25초씩 등장하는 김정은과 군부 3인방의 대화 장면을 반복 시청하면서 정확한 대화 내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 소식통은 이들의 발언을 면밀히 분석하면 김정은과 군부의 권력관계, 북한 무기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