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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Posted January. 10, 201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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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자신의 어머니를 거론한 발언이 처음 공개됐다. 공식매체가 그동안 금기였던 김정은의 어머니를 언급한 것이 우상화작업의 전조인지 주목된다.

조선중앙TV는 8일 김정은의 생일을 맞아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라는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김정은이 자신의 어머니(고영희)를 거론하는 대목을 담았다. 어머니에 대한 언급은 아버지에 대한 김정은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등장했다.

김정은은 언젠가 2월 16일(김정일 생일)에도 현지지도의 길에서 돌아오지 않는 장군님(김정일)을 어머님(고영희)과 함께 밤새도록 기다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고 중앙TV 해설자는 전했다. 김정은이 2009년 9월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3년이 되도록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어머니를 공식 언급한 적은 없었다.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는 재일동포 출신 무용수로 1960년대 초 북송선을 타고 북한에 입국해 만수대예술단에서 활동했다. 1970년대 중반 김정일과 동거를 시작해 두 아들 정철과 정은, 딸 여정을 낳았고 2004년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같이 살았다. 일본 출신이면서 셋째 부인인 데다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는 그동안 고영희는 거론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렸다는 첩보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날 김정은의 언급을 시작으로 북한 당국이 본격적인 우상화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정일도 1974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후 곁가지(이복형제) 투쟁의 일환으로 김정숙 우상화를 시작했다. 이후 항일의 여성영웅 혁명의 어머니 등 찬양구호를 만들고 김정숙의 이름을 붙인 지역과 대학을 만들며 대대적인 우상화작업을 벌였다. 김정일은 1991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오를 때 취임 날짜를 김정숙 생일인 12월 24일로 맞췄을 정도로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정숙만큼은 아니지만 김정은이 지도자로서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해 고영희에 대한 포장작업을 거칠 것이라며 출신지나 경력 등 취약점은 감추면서 헌신성과 가족애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개인숭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