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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진숙 씨 내려오고, 조남호 회장 청문회 응하라

[사설] 김진숙 씨 내려오고, 조남호 회장 청문회 응하라

Posted July. 30, 2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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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예정된 희망버스 3차 행사를 둘러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일대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을 지원하려는 노동계와 야당인사들이 희망버스 행사를 강행할 태세이고,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영도구 주민들은 희망버스를 몸으로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7일 노조의 파업 철회와 희망퇴직을 통한 정리해고에 합의했다. 그런데도 김 씨는 200여 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김 씨는 노사가 바라지 않고 주민이 극력 반대하는 크레인 농성과 희망버스 사태를 무슨 목적으로 언제까지 끌고 가려는 것인가. 그는 경찰의 강제연행이 어려운 크레인 위에 올라가 투쟁의 판을 키우고 있다.

희망버스 사태는 노사 차원을 넘어 외부 세력이 밀고 당기는 정치 게임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민주당은 희망버스 행사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여 있다. 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 행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비주류 진영은 손 대표가 야당의 본분을 잊었다며 그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민주노동당 및 진보신당과 행동을 함께 해야만 야당의 본분을 지키는 것인가. 합법적인 노사 합의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의 본분이란 말인가. 주민의 불편과 지역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시위가 무슨 희망버스란 말인가. 법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세상을 소란케 하는 것이 야당의 본분일 수는 없다.

외국에 체류하면서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어제 김 씨가 크레인 농성을 푼다면 조 회장이 출석하는 야당의 국회 청문회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조건부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 의장은 조 회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면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하는 것이고 해결책이 나오면 김 씨가 내려오는 것이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김 씨를 정략의 인질, 야권 투쟁의 도구로 삼는 태도다. 3개 야당이 진실로 인권을 존중한다면 200일 이상 크레인 위에서 버티는 김 씨에게 내려오도록 권하고 그의 건강부터 챙기는 것이 옳다.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답게 그동안의 미온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사태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 민주당은 김 씨의 농성을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김 씨는 고공농성을 그만 끝내야 한다. 40여 일째 해외에 나가있는 조 회장은 조속히 귀국하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사태해결 노력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