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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래권력 봉화조

Posted April. 18, 20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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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30)이 2월 팝스타 에릭 클랩턴의 싱가포르 공연장에 나타났을 때 북한 고위층 2세의 모임인 봉화조 멤버 일부가 동행했던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중국 고위층 자제의 모임인 태자당과 마찬가지로 봉화조는 북한 노동당과 군, 내각의 고위관료 자제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부모의 후광을 얻어 북한 주요 권력기관에 진출했으며 위조화폐 사용과 마약 유통 등 불법 활동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17일 김정철은 동생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봉화조 멤버들과 더욱 가까이 지내고 있다며 정철이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려고 싱가포르에 갔을 때 봉화조 일부 멤버가 동행해 현지 체류와 쇼핑 비용을 전부 부담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정철과 봉화조 멤버는 2월에 싱가포르뿐 아니라 마카오와 말레이시아도 여행했다며 이들은 3개국을 여행하는 동안 30만 달러의 판돈으로 도박을 즐기고 백화점에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000년대 초반에 생긴 봉화조는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 오세현과 김원홍 군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의 장남 김철 등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도 20대에 접어들면서 회원이 됐고 김정일 서기실 부부장인 김충일의 아들 김창혁도 참여하고 있다.

봉화조는 김정일의 할머니인 강반석의 가족이 살았던 평양시 강동군 봉화리 지역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는 북한에서는 선구자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 국방위원장이 2008년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치료받은 곳도 북한 최고의 병원인 봉화진료소였다.

봉화조는 위조지폐 유통과 마약 밀매 등 각종 불법행위에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지난해 5월 봉화조가 초정밀 100달러짜리 위조지폐인 슈퍼노트 유통과 마약 거래 등 불법행위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정보당국은 오세현이 2003년 4월 호주 당국에 붙잡힌 북한 마약운반선 봉수호 사건에 연루됐고, 2004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발견된 위폐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봉화조는 마약 밀매와 함께 상습적인 투약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에서 근무하는 김철은 중국 등지에서 마약밀매를 통해 돈을 벌어 김정은과 정철에게 상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더인 오세현이 헤로인 흡입으로 격리시설에서 치료를 받는 등 봉화조는 마약동호회라고 불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인 봉화조는 앞으로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과정에서 친위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봉화조는 김정은에게 줄을 선 가장 확실한 사조직이라며 그러나 봉화조가 인성이나 능력 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이들이 권력기관에 포진한다면 후계체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