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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농촌남주문받아 북여성 판다

Posted March. 28, 20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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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들이 중국의 인신매매 조직에 속아 중국 농촌에 팔려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인신매매 조직은 중국 농촌 남성들에게서 원하는 여성의 나이 등 조건을 미리 주문받아 북한 각 지역에서 여성을 모집한 뒤 기획탈북시켜 이들 남성에게 돈을 받고 넘겨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북한 여성 기획탈북 인신매매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뤄진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파악됐다.

이런 경로를 통해 북한 여성이 팔리는 지역은 지린() 랴오닝() 헤이룽장() 성 등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동북 3성에 그치지 않고, 허베이() 안후이() 장쑤() 성 등 광범위했다. 북한 여성을 모집하는 지역은 무산 회령 혜산 등 변경지역 외에 내륙지역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여성을 모아 중국에 파는 중개조직은 여럿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한 마을에 팔려온 여성들이 각기 서로 다른 조직을 거친 것에서 확인됐다. 북한 여성을 주문 구매하는 농촌 남성은 한족뿐만 아니라 소수민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마을에 탈북 여성이 많게는 20명이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여성은 3000위안(약 60만 원)부터 1만 위안이 넘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북한 여성과 함께 사는 중국 농촌 남성, 팔려온 북한 여성, 중국 관리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됐다.

탈북 여성들은 북한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서 온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중국 소식통은 밝혔다. 북한 여성은 중국 농촌 남성의 집에 도착해서야 자신이 속은 것을 알게 된다는 것. 하지만 그곳은 보통 오지가 많고 말이 통하지 않는 데다 체포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남성과 살면서 아이를 낳고 그런대로 잘 지내는 북한 여성도 상당수다. 하지만 남편과의 성격 차나 구타 등을 이기지 못해 도망가거나 중국 공안에 스스로 신고해 송환을 선택하는 여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탈북 여성과 중국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미혼 아버지의 호적에 올려져 학교를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호적 문제로 초등학교 취학 연령이 돼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