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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중국인

Posted April. 21, 200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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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올림픽 성화 봉송 방해 사건과 티베트 독립 움직임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와 집회를 지난 주말 펼쳤다.

성화 봉송 방해 사건이 일어난 나라의 기업을 불매 운동의 표적으로 삼는 등 중국인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홍콩 원후이()보는 프랑스 파리의 공화국광장에서 19일 1만 명 이상의 화교가 모여 올림픽 지지와 티베트 독립 반대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고 20일 보도했다. AFP통신은 프랑스 경찰이 시위대의 규모를 4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고 전했다.

이날 영국 런던의 BBC방송사 주위에도 3000여 명의 중국 유학생과 화교가 모여 BBC방송이 중국에 대해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이 밖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도 집회가 열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였다고 원후이보는 전했다.

중국 내에선 이날 우한() 쿤밍() 허페이() 칭다오() 등지에서 티베트 사태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프랑스의 태도를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우한 시내의 카르푸 매장 앞에는 피켓을 든 시위대 수백 명이 몰려가 매장에 들어가는 고객들에게 야유를 보내는 등 불매운동을 벌였다.

반()카르푸 운동이 계속되자 호세 루이스 두란 카르푸 최고경영자(CEO)는 20일 프랑스 주간지 르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카르푸는 매장이 있는 나라의 정치, 종교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티베트 사태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카르푸에 전략적 중요성이 큰 나라이며 카르푸는 지난해에만 중국에 20여 곳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는 17일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은 중국과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하며 올림픽을 제지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관영 신화통신과 런민()일보 등은 과열 분위기 진정에 나섰다.

런민일보는 어떻게 하면 애국주의가 더 힘이 있나라는 사설에서 국가이익이 침해를 받았을 때 누구라도 자신의 애국 열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이성적인 방법으로 이를 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도 분위기가 과열되면 적대세력에 이용당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