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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 핵보유 대화거부 최악의 선택이다

[사설]북 핵보유 대화거부 최악의 선택이다

Posted February. 10, 20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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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불길한 카드를 꺼냈다. 6자회담 참여를 거부하면서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북한 외무성의 발표는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위험한 발상이다. 국제사회를 향해 앞으로 핵보유국으로 대우해 달라는 주장이 아닌가. 자칫하면 한반도에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는 저주처럼 들린다.

북한 외무성의 발표로 2005년 2월 10일 이전과 이후의 북핵문제는 완전히 성격이 달라졌다.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그동안 반론이 제기돼 왔다. 심지어 한국 정부 내에도 의문을 표시하는 인사들이 있었다. 북핵에 대한 논란은 이제 부질없는 싸움이 됐다.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니 핵무기를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상황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이 더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핵 보유를 선언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이중의 도발을 했다. 결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아니다. 작년 6월 이후 6자회담을 거부한 이유가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핵 보유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부시 2기() 행정부가 북한과 공존하지 않겠다는 것을 정책화했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전 세계가 내린 결론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절제했다는 것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과 시리아는 공격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6자회담을 통한 핵문제 해결 노력만을 언급했다.

북한의 대화 재개 거부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6자회담 참여국 모두에 대한 불신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은 자신의 의도대로 핵문제를 끌고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오판이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핵 보유를 선언한 이상 대화가 재개되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제재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중국까지 포함해 북한의 핵무장을 용납할 주변국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북한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