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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는 젊음의 문화 코드

Posted June. 03, 200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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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산에서 열리는 월드컵경기 한국 대 폴란드 전을 하루 앞둔 3일 가장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 사람들 중 하나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응원단인 붉은 악마다.

붉은 악마는 4일 전국 각지에서 회원 2000여명이 부산으로 가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에 걸쳐 폴란드전 입장권(3등석 6만6000원)을 자비로 구입했다.

서울의 회원 200여명은 3일 오후 10시 잠실운동장에서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부산으로 이동하며 나머지 수도권지역 회원들도 개별적으로 출발해 4일 오후 4시 부산 동래중학교 운동장에 집결할 예정이다.

부산 경기 응원의 지휘를 맡은 붉은 악마 부산 대구 월드컵 준비위원회 이현두(24) 사무국장 겸 미디어팀장은 4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동래중학교 운동장에서 폴란드전 필승을 위한 출정식을 가진 뒤 부산월드컵경기장까지 응원가를 부르며 30분간 행진할 예정이라고 3일 말했다.

경기장에서 붉은 악마의 좌석은 골대 뒤편 N섹터. 이들은 이 곳에서 이동통신업체 KTF가 후원하는 응원단 코리아팀 파이팅 200여명과 함께 한국팀을 응원한다는 것.

응원 방법은 한국팀이 공격할 때는 빠른 템포로, 수비할 때는 느리게 응원하며 사이사이에 붉은 악마의 공식응원가인 오 필승 코리아나 대한민국으로 시작하는 응원 구호가 배치된다.

부산 대구 준비위는 이날 응원전을 준비하기 위해 3일 경기장에 작은 북인 탐탐과 통천으로 불리는 가로 60m, 세로 40m 크기의 태극기, 응원문구 걸개 4, 5개 등을 세팅했다.

개인별 응원도구는 응원할 때 흔드는 머플러 정도다. 다른 경기에서는 휴지폭탄(두루말이 휴지를 던져 풀려나가게 하는 것)과 꽃가루 등도 사용했지만 월드컵 경기장에는 반입이 금지돼 있다.

경기장에 가지 못하는 붉은 악마들을 위한 거리응원전 계획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붉은 악마 홈페이지(www.reddevil.or.kr)에는 지방마다 마련된 단체관람 장소가 소개돼 있다.

서울의 경우 광화문 세종로거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대학로 등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과 멀티비전 앞에서 거리응원전이 펼쳐진다. 또 경기 군포시청 앞,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 충남 홍성기능대학교 운동장, 제주 탑동 대광장, 원주 강변 로아노크 광장, 인천 문학플라자, 부산역 광장 등에서도 거리응원전이 펼쳐질 계획이다.

붉은 악마 관계자는 거리응원전에 별도로 인원을 동원하지는 않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붉은 악마 회원인 김홍준씨(31회사원)는 4일 한 경기로 사실상 16강 진출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몹시 초조하고 불안하다며 컴퓨터 앞에서 붉은 악마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각종 정보를 검색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서영아 박민혁 sya@donga.com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