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식물인간'이 된 한 남자를 둘러 싼 가족 간의 이야기이다. 아내는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돌보면서 과거의 기억들을 들추어낸다. 모두 아름다운 기억들뿐이다. 그 만큼 현재의 상황이 괴로운 것이다. 또한 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된 자식에게 맹목적으로 집착한다.

그러다가 '남편'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면서, '아내'는 남편의 극심한 고통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계기로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이 시작된다. '아내'는 가족들과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생각하여 병원생활을 청산하자고 어머니에게 제안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이러한 '아내'의 제안에 대하여 강력하게 거부한다.

둘 사이의 갈등은 '고모댁'과 '친구'의 등장으로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과거가 드러난다. 3명의 자식을 가난 때문에 잃어버려야 했던 일, 그리고 마지막 남은 막내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제시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기 때문이다. 이 갈등 과정에서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남편' 주변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결국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고 만다. 계절의 변화를 그제서야 인식한 '아내'는 창 밖을 바라보며, 남편이 남긴 말처럼 자녀들과 함께 남은 여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창 너머의 나무처럼 담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