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그리운 얼굴]

“사진사 아저씨 오셨다, 얘들아 모여라”
30년전 당산나무 앞에서 찰칵

1969년 경북 안동시 북후면 옹천리 석탑마을. 이웃집 아저씨의 결혼식에 카메라맨이 왔다기에 어머니(권용희·57)께서는 부랴부랴 우리 사남매를 폼나게 입힌 뒤 느티나무 고목 아래로 데려가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큰형 김갑종(37), 엄마 품의 막내 종배(29), 어머니, 제주도로 시집간 누이 위자(32), 그리고 회사원인 필자다.

마을의 당산나무인 이 느티나무는 400년 이상 된 고향마을의 명물이다. '젊은 엄마'들이 모유가 나오지 않을 때 이 나무에 가서 빌면 즉효였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우리가 신고 있는 고무신과 입고 있는 스웨터는 당시 최상의 것이었다.

어머니는 지금도 고향땅을 지키고 계시고, 대구의 형님과 안동의 막내는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마음은 아직도 유년인데 벌써 우리에게도 이 만한 자식들이 있으니….

김신종/ 34세·경북 의성군 의성읍

♣ 위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