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그리운 얼굴]

30년은 됐을까?
3남3녀 우리들의 가족사진

오십줄을 훌쩍 넘은 마당에(왼쪽 3번째) 옛앨범에서 찾은 3남3녀 우리남매 가족사진을 보고 뭉클뭉클 솟아나는 감회가 눈물겹다.

친정아버지는 향리에서 평생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만 향리에서 30여년 하시다 돌아가신지 13년. 당시 동생들은 비록 출가는 했을망정 미거했었다.

그땐 그렇게 동생들이 안쓰럽더니 어머니마저 병고로 돌아가신지 이미 오래. 여자에겐 친정집이 없어지니, 부모님 제사때 큰동생집에서 1년에 한차례(합동제사) 모일 뿐이다. 동생들이 모두 굳굳히 자라나 기업체 이사(필주)로, 광주과기원 교수(장주)로, 치과의사(운주)로, 교사(영주.명희)로 사회에서 한몫들을 단단히 하고 있으니 맏이 입장에서 흐뭇하긴 하지만, 갈수록 부모님의 사랑이 그립고 목이 메인다. 그땐 신데렐라같이 귀엽던 막내가 벌써 서른아홉.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캐리어우맨이라고 뽐내는 것도 밉지않다.

보릿고개도 넘었는데, IMF가 그보다 더 무서우랴. 우리 형제들, 언제나 열심히 살아 부모님 얘기하면서 웃음꽃 피울 날을 기다려본다. 설날이 지나고 새봄이 완연하니 그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김경자 / 54세·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 위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 173호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