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그리운 얼굴]

22년전 군대 야외이발 중 찰칵
“복남아 어딨냐, 연락좀 하거래이”

1976년 2월쯤 대전에서 군생활 당시 군내에서 배운 서투른 이발솜씨를 발휘해 동기인 조복남(44)의 머리를 깎아주고 있다. 이발사가 따로 있었지만 이발사 혼자 처리하기엔 인원이 워낙 많아 내가 직접 내무반 뒤에 자리잡고 의자 옆에 비누도 갖춰놓은 뒤 면도까지 해주는 [풀 서비스]를 동기생에게 제공했던 것이다.

보급행정을 담당한 우리는, 군수품 수송관계로 대전역으로 외출할 기회가 제법 많았다. 77년 당시 처음 나온 쌀막걸리를 근처 마음좋은 할머니가게에서 나누어 마시던 일, 여기저기 시내 구경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던 일….

군생활 3년 동안 정서와 사고의 공감대를 넓히며 함께 생활한 덕에 나름대로는 윤택한 시기가 되었던 것 같다.

78년 1주일 차이로 각자 제대한 뒤 안타깝게도 연락이 두절됐다. 그의 고향은 진도인데, 나름대로 찾아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가 이 사진을 보게 되면 추억에 미소지으리라. 연락처 0557-642-6459.

김정연/ 44세·경남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

♣ 위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