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생.
서울대 독어교육학과 2000년 2월 졸업 예정.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냐고요?
중·고등학교 때에는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군 제대후 언론사 입사를 목표로 스터디 팀을 꾸렸습니다.
그리고는 신문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독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일기입니다.
제가 준비했던 과정을 두서없이 나열했습니다.
한 번도 글 잘 써 본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 제가 이런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것이 무척 쑥스럽습니다.
사실 저도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하답니다.
물론 글쓰기가 언론사, 특히 신문사 입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동아일보 입사를 위해 준비했을 때에도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는 질문을 수없이 되뇌였던 것 같습니다.
기껏해봐야 1년에 한 번 정도 숙제로 독후감을 써서 제출한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대학교에 진학해서 대학신문사(서울대 학보사)를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수습기자를 거치면서 선배들로부터 많이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소설 쓰냐?", "거짓말을 해도 좀 작작해라" 등의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쓸 수 있을까?
그 때 택했던 방법은 지난 신문을 리뷰하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기사별로 어떤 형식을 취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고, 흉내라도 내면 평범한 수준의 기사는 쓸 수 있었습니다.
매주 모의논술시험을 보았지요.
예를 들면, 다음 주에는 `우리나라의 성문화'에 대해 글을 쓴다고만 밝히고 스터디하는 당일에 `구성애의 아우성'
을 시험문제로 내는 식이지요.
작문주제는 문제출제자에게 일임했습니다.
신문 기사 하나를 문장별로 분리해 놓고 재구성하라는 시험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글을 모두 쓴 후에는 복사해서 나눠 읽고, 주제와 각자의 글에 대해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롭지만, 상식과 글쓰기를 같이 준비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피니언면에 실리는 글들이나 사설을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
신문의 오피니언면에는 `그 분야에서 권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내용도 쉽게 풀어 쓸 줄 아는 최고의 필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글을 읽고, 현안별로 모아 두었다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썼습니다.
동아일보의 논술시험주제 중 하나가 당시 도입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던 `특별검사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미리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써 봤던 주제여서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동아일보의 인턴과정이 이미 입소문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수많은' 글쓰기를 합니다.
매일 한 꼭지 이상, 많을 때는 세 꼭지까지 기사쓰기 시험을 봅니다.
어느 순간 `교과서대로의 글쓰기'는 무의미해지고, 내 지식과 어휘의 바닥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많이 알고, 많이 경험해 본 사람이 글도 잘 쓴다고들 합니다.
언론사 시험에 대비하는 사람들이 논술과 상식, 영어에 많은 시간을 기울이면서 독서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을 위한 상식은 머릿속에 오래 머물지 않지만, 독서를 통해 얻은 상식은 든든한 자산이 될 겁니다.
신변잡기든 영화평이든 아니면 위에서 말한 `특별검사제'에 관해 정리해 둔 글이든 모두 일기장에 적어 두었습니다.
애초부터 언론사 준비를 위해 일기를 쓴 것은 아니지만 일기를 썼다는 게 작문시험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실제로 작문주제는 생활속에서 겪는 일들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고 형식도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일기를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험에서 작문주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환경운동가이자 목사인 한 독일인에 대해서 썼습니다.
그 분을 처음 알았을 때 특이한 이력에 끌려 일기로 남겨두었음은 물론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력보다는 그 분이 어떻게 환경운동과 목회활동을 조화시키는지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을 빼놓은 것 같습니다.
글쓰기 전에 먼저 생각을 가다듬는 일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런하게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은 쉽고, 명확한 글을 쓸 수 있을 겁니다.
제게는 생각을 가다듬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