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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호/2002.07.18
 

IT업계 ‘월드컵 특수’ 대기업이 독식

삼성·SK·KT·LG 막대한 홍보효과 … 축구에 관심 뺏겨 중소 온라인 산업은 더 위축

월드컵 한 경기당 국가 브랜드 홍보효과는 1조1000억원.(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은 총 7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7조7000억원어치의 효과를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곧 한국기업의 이미지 상승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정보기술(IT)산업은 수혜자들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IT산업이 월드컵 덕분에 얻게 된 실제적 이익은 어느 정도일까.

손익 계산서를 두드리고 있는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린 국내 IT기업은 삼성, SK, KT, LG 등 4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월드컵 기간중 세계 100대 IT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는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보도로 큰 홍보효과를 거뒀다. 삼성은 ‘IT월드컵’에서 ‘우승’한 셈이다. 이 보도에서 KTF가 종합 4위에 올랐고, SK텔레콤도 9위에 랭크됐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해 160위에서 무려 151계단 상승하는 약진을 보였다. LG텔레콤은 43위를 차지했다. 실적과 매출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기업은 캐논(24위), 닌텐도(47위), NTT도코모(62위), 샤프(92위) 등으로 한국보다 처졌다.

세계 10위 안에 3개 회사 포진

정부는 월드컵 기간에 아시아IT장관회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보통신회의, 한·중 정보통신협력회의, CDMA CEO 포럼 등 IT 분야 국제회의를 개최해 IT월드컵 열기를 고조시켰다. 삼성SDS는 2억 달러 규모의 중국 관광정보화 프로젝트 계약을 대회 기간에 수주했다. 순전히 월드컵 덕분이었다.

LG전자는 월드컵 기간에 자사 신제품과 첨단 기술 홍보에 주력했다. 미국 포춘지 6월24일자에 소개기사가 나왔다. 국내외 축구대표팀에 500만 달러를 투자한 LG전자는 대회 기간에 디지털TV 판매 특수를 누렸으며 투자금액의 100배에 이르는 광고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대회 공식후원사인 KT는 이번 대회기간중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무선 랜서비스 등 첨단 정보통신 시설을 제공했다. KT아이컴은 개막식 행사에서 비동기 IMT-2000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연했는데 이에 대한 세계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3세대 이동통신 종주국임을 자랑한 셈이다. KT는 1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e-정부 프로젝트 건을 따내기도 했다. 싱가포르 통신사 케펠과 프랑스 텔레컴 등 외국기업의 방문이 이어졌다. 월드컵 내내 정부와 장단을 맞춰왔던 이 회사는 결론적으로 약 400억원을 투입해 800억원의 직접적인 수익과 그 수십배에 이르는 기업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 KTF도 펜스 광고노출에 따른 단순 광고효과만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2번째 대표선수인 ‘붉은 악마’들에게 50억원을 후원했다. SK텔레콤이 기획한 서울 대학로 거리응원에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Be the Reds’도 사실 SK텔레콤이 내건 슬로건. 월드컵 기간에 ‘Be the Reds’ 티셔츠 12만장을 뿌렸다. 이 회사는 이 티셔츠의 선풍적 인기마저 자사의 인지도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그것은 수치로도 증명되었다. 지난 1월 광고 대행사 TBWA의 기업 인지도 조사에서 SK텔레콤은 6%대였다. 다른 공식 후원업체들에 상당히 처져 있었다. 그러나 5월 초 15%로 올랐고, 월드컵이 개막된 5월31일에는 21.5%로 KTF와 공동 1위에 올랐다. 붉은 악마는 SK텔레콤의 은인이었다.

한국 IT산업의 가장 큰 월드컵 수혜는 외국 언론에 한국 IT산업이 자주, 긍정적으로 노출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금까지 얻지 못했던 행운이었다. 당장 외국인들이 국내 IT산업을 환영할 것이란 예상은 성급한 감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월드컵과 IT를 접목한 시도는 적절했으며 성공했다고 평한다.

해외 언론의 대체적 논조는 다음과 같다. 미국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월3일 “한국은 월드컵을 계기로 자국의 하이테크 산업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IT강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한국의 데이터 중심 3세대 이동통신인 CDMA-2000 1x EV-DO를 집중 소개했다.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을 IT산업과 접목시키는 일은 정보통신부의 기획이었다. 정통부는 해외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IT 체험단을 모집해 PC방, 화상 전화, 멀티미디어 기기, 3세대 통신 서비스 등 내세울 만한 것을 거의 다 보여주었다. 정보통신부 월드컵종합상황실 고낙준 사무관은 ‘외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는 여러 외국 매스컴에 우리의 의도가 즉각 반영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액 1천억 달러 이상 될 것”

정부는 이번 IT월드컵 성공이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 정보통신 분야의 수출이 늘고, 장기적으로 수출이 10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26일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CDMA-2000은 미국 루마니아 중국 등 21개 나라 36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사용 인구도 올해 말 3700만명에 이를 것이다. CDMA 벨트를 발전시켜 전 세계로 CDMA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양승택 장관)

그러나 “상황을 좀더 냉철하게 보자”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에 잡히는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 이미지 개선 효과가 실질적 매출증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기대효과는 구체성이 적고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특수가 IT기업 중에서도 소수 대기업에만 집중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좀처럼 회복 기회를 잡지 못하던 국내 온라인 산업은 월드컵 기간중 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축구에 대한 열광은 인터넷에 대한 열광에 찬물을 붓는 격이었다. 예스24 등 인터넷 서점들은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 매출이 급감했다. 온라인 게임의 왕자인 엔시소프트의 리니지마저 월드컵 한파를 탔다. 개최국인 탓에 월드컵 경기는 인터넷 이용 황금시간대인 저녁시간에 집중됐다. TV가 인터넷 이용자들 상당수를 빼앗아가 인터넷 기업들의 수익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했다. 인터넷 사이트 중 불황을 면한 곳은 언론사 사이트의 월드컵 특집 코너와 축구팬을 위한 게시판 정도였다.

‘월드컵 키워드’로 일본은 ‘안전’을, 한국은 ‘IT’를 택했다. 한국은 일본처럼 안전하게 월드컵대회를 마무리하면서 IT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누렸으니 결론은 한국의 ‘판정승’으로 보인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홍보는 일시적 거품일 뿐이다. 월드컵 덕을 본 기업이나 월드컵 때문에 속앓이 한 기업이나 이제는 내실을 따져야 할 때가 됐다.

< 명승은/ ZDNet 기자 > mse0130@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