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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 낙선운동
"삼촌, 내년엔 금배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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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경실련 등 시민운동 단체들이 내년 4월 총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낙선운동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혀 여의도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 기간 중에 각종 단체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금하고 있지만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2월17일 총선 공동 대응을 위한 연대기구를 결성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상태. 이들 시민단체는 아직 구체적인 낙선운동 대상자를 선정하지는 않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및 예산결산위원회 활동 성과, 개혁 입법에 대한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구체적인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참여연대 경실련 등 10개 시민단체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법안 심사 소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재경위의 부가세법 개정안 처리’ 공방. 재경위가 부가가치세법 개정과 관련해 조세 개혁을 후퇴시켰다면서 필요하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는 시민단체의 선언에 대해 재경위원들이 “실상을 모르는 주장”이라며 반박하자 시민단체들이 재반박하는 등 갈수록 공방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공방의 한가운데에 삼촌과 조카가 끼여 있다는 점. 재경위에는 국민회의 장재식의원이 포함돼 있고, 이들에 대한 낙선운동 가능성을 언급한 시민단체 중 하나인 참여연대의 경제민주화위원장이 바로 장의원의 조카인 고려대 경영학부 장하성교수다.
시민단체 “특정후보 지지`-`낙선운동” 장재식의원은 “내년 총선을 의식해 법안을 개악했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개정 내용의 본질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의원에 따르면 이번 개정에서 간이과세 대상을 연 매출 4800만원 이상 30% 범위로 정한 것은 현행 간이과세 대상자(연 매출 4800만~1억5000만원)를 한꺼번에 일반 과세자로 전환했을 때 소규모 영세상인이 겪게 될 납세 불편을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것. 즉 현행 간이과세 대상자 54만명 중 구멍가게 운영자와 택시운전사 등 5만명에 달하는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이 일반 과세자로 분류될 경우 세금계산서 발행 및 수수, 기장 등 납세 절차가 복잡해져 불편을 겪게 되므로 행정부가 실정에 맞게 간이과세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줬다는 얘기다. 장의원은 “시민단체들이 이런 사정을 모르고 ‘조세 8적’ 운운하며 낙선운동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장교수를 불러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따끔하게 혼을 내주었다”고 밝혔다. 장의원은 실상을 제대로 모르면서 삼촌인 자신을 비난하는 조카에 대해 섭섭함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장교수는 이에 대해 “조세문제는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법 개정과 관련한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참여연대에 참여한 이후 이번 경우처럼 삼촌 등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섭섭한 소리를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평소 청탁이나 민원이 통하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친인척은 말할 것도 없고 가까운 친구가 관련된 사안일지라도 자신의 원칙과 어긋나면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는다는 게 참여연대 관계자들의 귀띔. 한편 시민단체들은 12월16일 재경위원들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언론 보도였다고 해명하면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은 재경위원들의 해명에 대해 “자영업자의 매출 축소 신고와 탈세의식이 만연해 있는 상태에서 간이과제 대상자들을 무조건 영세사업자로 규정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재반박문을 발표하고 재경위원들에게 공개토론회를 제안, 숙질간 대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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