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자유를 표현한 상큼한 향

지아니 베르사체의 진스 컬렉션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세계 패션계의 정상에 오른 지아니 베르사체. ‘여성스러우면서도 야성적인’ 그의 옷들이 눈부신 조명과 흥겨운 음악 속에 무대에 오르면 사람들은 온시선을 집중시킨다. 그가 내놓은 향수 ‘4가지색 진스 컬렉션’은 이런 그의 자유롭고 활기찬 패션 이미지를 상큼한 향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글/계수미기자 ●자료제공/한불화장품(3450-0167)

“너무 실험정신이 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지아니 베르사체는 매년 세계 패션계에 큰 충격을 던져준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새로운 원형 재단법으로 대담한 비대칭 옷들을 만들어냈으며, 금속 직물로 제작한 의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레이저 광선으로 가죽을 꿰맨 자국 없이 봉합하는 기술도 오랜 연구와 실험 끝에 그가 개발해낸 것이다.

“나는 무언가 색다르고 싶다. 기존의 장벽을 뚫기 위해 난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에 착수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게임과도 같다. 스스로를 대상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 나가는…”.

“베르사체의 옷을 보면 뭔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는 평을 들으며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왔다. 그의 옷은 등과 허벅지를 과감하게 노출시킨 디자인, 하늘하늘한 실루엣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의 스타일을 좋아하든 싫어하든간에 일단 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면 온시선이 집중된다.

“옷이 너무 선정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섹시한 것은 정직한 것”이라며 오히려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왜 부끄러워 해야 하나? 동물들을 보라. 그들은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난 인간이 ‘섹시’하다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베르사체의 옷들은 과감하게 신체부위를 노출시킨 디자인, 하늘하늘한 실루엣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늘 새로운 방법으로 여성의 신체부위를 노출시키는 동기에 대해 베르사체는 “여성을 숭배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베르사체는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많은 디자이너들은 여성이 남자옷을 입고 싶어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의 패션철학은 여성이 여성다움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다. ‘자유로운 여성미’는 90년대 패션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멋이다.”

그가 만드는 모든 의상에는 부인할 수 없는 ‘호화로움’이 배어 있는데, 이는 그가 사용하는 소재에서 비롯되고 있다. 가죽, 실크, 벨벳 등 고급소재들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그는 커다란 다이아몬드들을 주렁주렁 단 모피옷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진주’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다고 밝힌 그는 수정구슬로 만든 투명한 의상을 꿈꾸기도 했다.

“섹시한 것은 정직한 것”

베르사체는 1946년 이탈리아 레기오 칼라브리아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양장점 주인.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작업실에서 옷감을 가지고 놀던 그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곧 패션계로 들어섰다. 79년 자신의 이름으로 연 첫컬렉션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후 그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당시 디자이너들이 구매자들의 연령과 구매력에 맞추어 다양하게 의상을 디자인한데 반해, 그는 오직 자신의 스타일 하나만을 고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옷들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고, 오래지 않아 거대한 패션왕국을 이루었다. 남성복 및 여성복, 다양한 패션소품과 향수, 도자기류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름은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무기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향수는 패션의 향기다. 그 속에 나의 색채가 담겨 있다.”

그의 향수 또한 의상 못지 않게 개성이 강하다. 첫번째 향수는 81년 출시된 ‘지아니 베르사체.’ 다이아몬드 조각처럼 디자인된 용기안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부드럽고 관능적인 향이 담겨 있다. 이어 85년, 89년에 선보인 ‘베르사체 옴므’와 ‘베 베르사체’는 각각 30대 남성, 20대 후반 여성을 위한 향수로 클래식한 남성 향취, 신비스러우면서도 강렬한 꽃향을 내뿜는다.

90년대 들어 발매된 ‘베르수스 워모’와 ‘베르수스 돈나’는 20대를 위한 패션 라인인 ‘베르수스’에 어울리는 커플 향수. 깊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과 도발적인 붉은색 용기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향기는 각각 오리엔탈 계열의 무스크 바닐라향과 달콤한 과일 꽃향. 특히 최근 지아니 베르사체의 향수 라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94~96년 출시된 진스 컬렉션으로 블루, 레드, 그린, 옐로, 진스 등 모두 4가지가 나와 있다. 우선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그림이 있는 알루미늄 케이스와 섬세하게 조각된 병모양의 특이한 용기가 눈길을 끈다.

이들 향수는 색상이 다르듯 제각기 다른 향을 지니는데, 모두 즐겁고 활기찬 이미지로 젊음의 자유와 상상력을 표현한다는 게 특징. 블루 진스는 신선한 나무향이 중심을 이루며, 레드는 화려한 분위기의 플로럴계열 향이다. 그린은 싱그런 풀잎을 연상시키는 상쾌한 향을 퍼뜨리며, 옐로는 은은하게 꽃향을 전한다.

한편 그의 향수 회사에선 가족들이 막강한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남동생 산토는 운영을 맡고 있으며, 누이동생 도나텔라는 95년 자신이 용기를 디자인하고 직접 이미지 모델로 나선 향수 ‘베르사체 블론드’를 내놓았다.

그는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상당한 ‘부’를 누려왔다. 두개의 17세기 대저택과 호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그는 사우나와 실내수영장이 있는 밀라노의 자택에서 저녁 8시면 어김없이 휴식을 취한다. 그의 재산 목록에는 그가 열정적으로 사모은 골동품, 조각품들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로마와 그리스 시대의 아름다운 조각품들을 소유하고 있긴 하지만 이것들은 박물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지금 내가 가장 수집하고 싶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즉 지식이나 우정, 그리고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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