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는 음악보다는
들려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
“이승철선배의 음악을 제일 좋아해요.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라이브 가수거든요.”
댄스와 발라드를 자유로이 구가하는 이승철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6개월동안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에게 발성법과 연기를 배웠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매니저와 노래방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 이승철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그를 보고 탄탄한
가창력과 곡 소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매니저가 이지훈을 픽업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어요. 하지만 그때 배운
연기공부가 지금 노래를 부를 때 감정표현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돼요.” 그후 8개월간의 혹독한 연습끝에 작년 10월 록과 발라드를
기본 축으로 하는 현재의 1집 앨범을 발표했고, 가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학교 생활과 앨범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기 대문에
앨범이 발매되던 날을 그는 잊지 못한다.
다른 10대 가수들이 힙합과 테크노 음악을 추구 하지만 이지훈은 발라드를 추구한다. “어설프게 노래하는 댄스가수는 되고
싶지 않아요.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댄스뮤직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여린 외모와는 달리 자신의 음악에 관한 신념은 확고하다.
방영하기 전부터 화제가 됐던 이지훈의 뮤직비디오엔 낯익은 탤런트가 등장한다. 이정재와 이승우. 영상미가 뛰어난 이 작품은
평소 친분관계가 두터운 이정재가 형으로서 뭐 도울 일이 없느냐는 말에 이지훈이 즉석에서 제안한 것이다. 매니저의 소개로 알게
된 이정재는 그가 무척 좋아하고 따르는 연예계 선배이자 ‘형’이라고.
이제 고3이 되는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 가수가 되면서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기 때문. 연예활동과 병행하며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같았다.
이번 1집은 그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다른 가수들과 차이를 두기 위해 발라드를 주로 하는 다양한 음악을 시도했다.
“‘내게서 널 지운다면’이란 곡에 특히 애착이 가요.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감정몰입이 힘들어 고생했고, 그만큼 많이 불렀던
곡이거든요.”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왜 하늘은’에 이은 후속곡으로 유력하다. 댄스곡을 부르면 팬들의 반응이 빠르다는
것을 알지만,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가 가능할 만큼의 호흡 연습을 한 후에 시도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인터뷰 중간에
뭉친 휴지를 하늘로 던지며 장난하는 모습이 천진스럽다.
지금 하고 있는 MBC-TV ‘특종 TV 연예시티’의 객원 MC나 KBS 2TV ‘슈퍼 선데이’의 시트콤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김완선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코믹연기는 아껴주는 팬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며, 가수로서 자리가 좀 더 잡히면 음악에만 열중할 생각이라고 한다.
하지만 녹화장의 가족같은 분위기가 너무 즐거워 당분간은 계속하겠다고. ‘슈퍼 선데이’에서 클론 대신 보조 MC를 맡았다.
잘생긴 외모 덕택에 연기자로의 유혹이 많지만 가수만을 고집하는 이지훈에게는 음악이 전부다.
“4월쯤 2집 준비에 들어가서 활동을 잠깐 하고, 그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수능을 공부할 생각이에요. 대학에서는 연극영화나 방송연예를
전공하고 싶구요. 저는 방송에서 모두 라이브로 불러요. 음, 소극장에서 콘서트도 갖고 싶구….”
자신의 큰 키만큼이나 계획도 많은 이지훈. 그의 또렷하고 깊이있는 눈망울에서
밝은 미래가 느껴진다. 이지훈의 목소리가 직접 녹음된 음성 사서함은 152~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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