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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때 걸려온 반가운 전화 |
이번 마감 땐 유난히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반가운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여고 동창, 언론계 선배, 함께 일하던
코디네이터 등등. 하지만 시간에 쫓기며 쓰던 원고를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둔 채 사무실에서 오래 대화를 나눌 순 없는 일. “정말 반갑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이번 마감 끝나고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울면서 전화한 내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편지 한통 보내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보낸 게 벌써 얼마인지…. 새벽에 귀가하는 차 안에서 문득 두려움이 든다. 이러다가 내가 아끼는 사람들, 소중한 것들을 가슴에만 그리며 살아가게 되는 건 아닌지…, 우선 내 게으름을 탓해야겠다.......................................................계수미 기자 |
세상에서 제일 믿지 못할 말 |
오른쪽 옆에 앉은 강소영 “오늘은 일찍 갈거다”, 왼쪽 옆에 앉은 신동선 “방가가 꽃 보낼거다”, 뒤에 앉은 영주~고 “다이어트할 거야”,
그옆에 앉은 계선배 “ 책 좀 빌려 줘”, 그 옆에 앉은 정수석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가”, 그리고 가운데 앉은 지데스크
“이번에 잘했는데~”
일찍 간다며 일없이도 매일 새벽 2~3시에 집에 가는 사람이나, 꽃은 커녕 귤 한쪽도 안보내는 B모씨하며,
남 밥먹으러 갈 때 굶는다며 과자 초콜릿을 먹어대는 사람이나, 빌려간다고 해놓고 가져가면 소식없고, 새벽 2시에
퇴근하는 사람에게 야식 사오라고 시키질 않나, 칭찬해놓고 돌아서자 마자 튀통수치는 것도 한두번이지. 씨…, 이젠 정말 안믿어 ..................................이진아 |
유난히도 지루했던 이번 마감 |
지루했던 한달. 이번 달은 왜 이리도 지루했는지…. 누구 때문이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아무튼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그리고 왜 이리 날이 빨리 가는지. 한가지 이유를 찾아냈다. 지금까지는 한달에 마감이 한번인줄 알았는데 촬영마감, 원고마감, 대지마감까지 합하면 3번! 끼악, 이렇게 마감을 매달 3번씩이나 하니 이건 완전 마감살이 인생이다. 감기까지 심하게 걸려 하루종일 ‘콜록콜록’했던 이번 달 마감이 끝났으니 난 잠시 며칠간 사라질거야…...........................강소영 |
여기는 북한, 나는 김정일? |
“선배 오늘은 저녁 같이 먹나요?”
“오늘은 모처럼 ‘제대로’ 한번 먹으러 가죠. 체력이 달려서 원고가 안써져요” 아니 이게 어느 나라 얘기? Let’s 식구들은 밥도 못얻어먹고 일하나? 누가 들으면 정말 이렇게 생각할 대화가 마감 때만 되면 매일 오고 가는 Let’s 편집실.
넉넉지 않은 부회비를 관리하고 있는 죄 아닌 죄로 저녁 때만 되면 한사람이라도 떨구려고 몸부림치는 지갑관리인인 나와 후배들간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너무 피곤하니까 입맛도 없네” “오늘은 시간 없으니까 그냥 위(구내식당을 말함)에서 먹자, 응?”
온갖 핑계를 다 찾아대며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때 “정말~ 치사해서… 안먹어요. 안먹어. 우리끼리 갈래요” 이런 말이 떨어지면 드디어 성공? 그러나 이 자리를 빌어 말하지만 매일 매일 맛있는 거 실컷 먹여주고 싶은 게 이 선배 맘이란다. 얄팍한 지갑으로 대식구 살림을 해야 하는 이 선배의 고충 너희들도 잘 알겠지? 그런데 이상하다. 최근 3일간 나의 저녁 메뉴는 ‘오늘은 삼겹살, 어제는 불고기, 그저께는 차돌백이….’ 아니, 우째 이런 일이! ..................................정경환 |
졸 립 다 |
지금은 새벽 3시37분. 이번호도 예외없이 밤샘이다. 나는 언제쯤이나 되야 꼬박꼬박 집에 들어가면서 마감을 할 수 있을까. 졸립다................................................고영주 |
연 하 장 |
2월호 마감을 하면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달은 후기에 쓸말이 참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쓰려고 하니 기쁜 일은 조용히 간직하고 싶고, 마음 아픈 일은 잊고 싶어서 써지질 않는다.
올해는 연하장을 한 장도 못보냈는데 새해 인사로 후기를 대신 하련다. 지난해 함께 고생한 식구같은 촬영팀 여러분, 정신적 지주인 K, 헤어지자는 H, 그리고 8586! “그동안 고마웠어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P.S. 미소년님. 그동안 격려의 메시지 잘 받았어요. 미소년도 이불 잘 덮고, 옷 잘 입고 감기들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길…. 부탁한 연락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254-12 에덴빌 B01호입니다. 안뇽! 양은경 |
Flower & Bread |
이번 마감 때 편집실은 무지 화려했지. 책상 위나 바닥, 서랍 속이 지저분한 건 마찬가지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배달되는 꽃 때문에 꽃구경은 실컷 했거든. 누구는 흑장미를 따블로 받질 않나,
누구는 새벽 1시에 내 키만한 유리 화병에 흰색 칼라와 보라색 붓꽃을 한아름 받질 않나. 꽃뿐이 아니었어.
어느날은 모 선배(‘유리병 꽃’과 동일 인물)가 엄청난 양의 크로아상 빵을 ‘사식’으로 받아왔어. 별의별 크로아상이 다 있더군. 그렇게 맛있는 걸 파는 빵집도 있었나 싶을 만큼. 그러더니 다음엔 귤 한 박스가 배달되지 뭐야? 꽃 보면서 ‘예쁘다’ 감탄하고, 남이 받아 온 빵 커피에 찍어서 내가 다 먹고 남이 받아온 귤 손가락이 노래질 때까지 먹는 것도 이젠 지겨워졌어. 이진아, 비록 꽃이랑 빵, 귤 못 받아도 난 괜찮아, 안 불쌍하다구!.........................신동선 |
‘쫑’부터 쓰고 시작할까? |
마지막(終)이란 뜻의 ‘쫑’. 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마지막 기사를
‘쫑’이라 부른다. ‘쫑’을 쓸 때는 기자들의 심신이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 그러다 보니 지난
한달을 느긋하게 돌아다 보고 그중에서 제일 ‘의미있는’ 일을 골라 ‘재미있게’ 써주기를 바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심신이 가장 고단한 마감 때는 편집실 분위기가 가장 날카로운 때이기도 하다. “이 기사 왜 이렇게 됐어?” “그거 빼버려”… 때론 고성도 나고, 한달 내내 고생해서 만든 기사가 하루아침, 아니 단 몇분 사이에 몰고(잡지에 실리지 않는 것)되기도 한다. 마감이 끝나면 쫑파티를 하고, 이를 통해 다소나마 심신의 피로를 풀고 다음 일을 시작하던 관행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마감한 잡지가 나오기도 전에 다음호 편집회의가 시작되므로 어찌 보면 한달내내 마감이 계속되는 셈. 그래도 새로 시작하는 기분 때문일까? 이때가 편집실의 분위기가 가장 좋은 편이다. 만약 이때 ‘쫑’기사를 쓴다면 독자들은 보다 활기찬 Let’s 기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쫑’이 아니겠지만..........................편집장 지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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