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번호 |
제5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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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덕(朴喜德, 1915년생) |
영산재는 부락의 영혼 천도를 위한 의식 가운데 하나로 49재의 한 형태이다. 영산재는 49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의식이다.
영산재는 석가모니의 설법회상인 영산회상을 오늘에 재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법회를 통해서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영산회상을 열어 영혼을 일으키고 거기에 귀의함으로써 극락왕생을 이룬다고 믿는다.
또 영산재는 국가의 안녕과 군인들의 무운장구 또는 큰 조직체나 죽은 자를 위해서도 거행된다. 범패승들은 처음에 상주권공재를, 다음으로 시왕각배재를 배우고 나서야 마지막으로 이 영산재를 배운다.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에 의하면 조선 전기에 이미 영산재가 행해지고 있었다 한다. 이것은 법화사상(法華思想, 불교에 관한 이야기와 생각)의 융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영산재는 영산회상을 상징화한 것이고 그것은 법화사상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영산재를 진행하기 전에 그 의식 내용에 따라 의식 승려의 진용(陳容)을 정하는데 이를 용상방(龍象榜)이라 한다. 재의 의식을 증명하는 증명법사(證明法師), 설법을 맡은 회주(會主), 의식의 총지휘격인 법주(法主), 범패와 의식 무용 그리고 반주 등을 맡은 어산(魚山), 범음(梵音), 범패승, 종을 치는 종두(鐘頭), 북을 치는 고수(鼓手), 그리고 조수를 맡은 사람이 있다.
의식의 음악을 담당하는 법악기의 인원은 태징 한 명, 요령 한 명, 바라 한 명, 삼현육각 여섯 명, 범종 한 명, 호적 두 명, 나비춤 두 명(또는 네 명)으로 한다. 구성원의 조직은 때에 따라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
영산재는 망자로 하여금 해탈과 극락왕생을 대중에게는 불법의 가르침과 신앙심을 더욱 고취시키는 한편 부처님 당시의 영산회상을 금일 도량에 다시금 꾸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불법과의 인연을 맺고 업장소멸과 깨침을 주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영산재의 절차 내용
영산재의 진행 절차
영산재의 진행
영산재의 설단(設壇) 형식
영산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야외에 큰 단을 설치하고 괘불 앞에는 많은 장신구를 진열한다. 이는 부처님에 대한 장엄의 도구이며 단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신심을 일으키는 데 이용된다. 이렇게 부처님 앞에 갖추어지는 도구를 불구(佛具)라고 하며 아침 저녁으로 예경에 필요한 도구와 영산재 등의 의례를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를 법구(法具)라 한다. 사찰에서는 사물(四物) 또는 사보(四寶)라 하여 소중히 여긴다.
영산재에 있어 부처님을 찬양하는 음성공양(音聲供養, 범음을 목어·운판·법고·범종 등 사물로써 연주함)과 수행자의 법무(法舞)를 통한 무공양(舞供養)에 대한 확실한 기록을 찾기는 힘들지만 6세기 초 백제 때 오나라의 기악무(伎樂舞)를 미마지(味摩之)가 배워 일본에 전하였다는 기록이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있는 것으로 보아 부처님께 공양하는 가무의 일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법무는 크게 바라무, 나비무, 법고무, 타주무의 네 종류로 나누기도 한다.
영산재는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현재 범패의 장태남(1909년생) 스님과 박희덕(1915년생)스님, 작법무의 이재호(1920년생) 스님이 보유자로 인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