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번호
지정일자
현보유자

제1호
1964년 12월 7일
김천흥 (金千興, 1909년생), 성경린 (成慶麟, 1911년생)

 

김종희 (金鍾熙, 1918년생), 이강덕 (李康德, 1928년생)

  종묘 제례악은 조선왕조 역대 임금과 왕후의 신위(神位)를 모신 종묘의 제향(祭享)에서 기악 연주와 노래, 일무(佾舞)를 갖추어 연행하는 음악이다. 제례악은 신을 영접하고, 신에게 폐백을 올리며, 세 번에 걸쳐 헌작한 뒤에 제기를 거두어 들이고, 신을 배웅하는 순서에 따라 연주한다.

  종묘 제사를 지낼 때에는 정전의 댓돌 위와 아래에 편성되는 두 개의 연주단이 편종, 편경, 방향, 축, 어, 박, 당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구, 징, 태평소, 절고, 진고 등의 악기를 제례의 절차에 따라 연주하면 연주단에 함게 자리한 성악인〔歌工〕이 이에 맞추어 악장을 노래하고, 무원(舞員)들은 팔일무를 춘다. 이렇게 '악(樂)·가(歌)·무(舞)종합 연출'의 형식으로 연행되는 종묘 제례악은 동양의 고전(古典)인 『악기(樂記)』에서 "악·가·무를 모두 갖춘 것을 악(樂)이라고 한다"는 고전적 개념에 부합하는 보기 드문 음악 유산이다.  

  현재 전승되는 종묘 제례악은 조선왕조를 개국한 선왕들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세종 임금이 전래의 향악과 고취악을 참조하여 작곡한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定大業)에 연원을 두고 있다. 조종(祖宗)의 문덕(文德)을 기리는 내용을 담은 보태평 11곡과 무공을 칭송하는 내용의 정대업 15곡은 세종조 이래 연향악으로 연주되어 오다가 세조 8년(1464)에 보태평과 정대업의 곡을 각각 11곡씩으로 줄이고 제례에 필요한 악곡을 첨가하여 제례악으로 채택되었다. 

  보태평은 희문(熙文), 기명(基命), 귀인(歸仁), 형가(亨嘉), 집녕(輯寧), 융화(隆化), 현미(顯美), 용광정명(龍光貞明), 중광(重光), 대유(大猶), 역성(繹成)등 11곡이며 정대업은 소무(昭武), 독경(篤慶), 탁정(濯征), 선위(宣威), 신정(神定), 분웅(奮雄), 순응(順應), 총유(寵유), 정세(靖世), 혁정(혁정), 영관(永觀) 등의 11곡으로 모두 22곡이다.

  보태평이란?

  종묘 제례악에는 본래 서른여섯 명의 무원이 열을 지어 춤사위를 짓는 육일무(六佾舞)가 따랐고, 무원들은 문무(文舞)와 무무(武舞)로 구별되어 있었다. 문무를 추는 무인들은 왼손에는 구멍이 셋 뚫린 관악기 약(약)을 들고 오른손에는 긴 막대에 꿩 깃털로 장식한 적(翟)을 들고 영신과 전폐, 초헌례에서 보태평지무를 추었다.

  무무를 추는 무인들은 맨 앞줄부터 두 줄씩 각각 나무로 만든 칼과 창, 활과 화살을 쥐고 아헌례와 종헌례에서 정대업지무를 추었다. 그런데 무무에는 이들 무원 외에 각(角), 둑, 북, 징, 소라, 대각, 대고, 대징과 청·황·흑·백·적색의 깃발, 홍색의 대둑, 청룡·주작·황룡·백호·현무를 그린 깃발 등 여러 의물을 든 의장대가 함께 도열하여 춤의 움직임에 따라 발디딤을 같이 하였다. 이것은 무무의 기상을 더 높에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대업지무의 의물 도열은 오늘날에 전해지지 않았고 무원들이 들고 추는 의물도 세 종류에서 활과 화살이 빠져 두 종류로 축소되었다. 고종 황제 이후 종묘 제례에서는 팔일무를 춘다.

  종묘 제례악은 선율 타악기인 편종, 편경, 방향이 기둥이 되는 선율을 연주하고 여기에 당피리, 대금, 해금, 아쟁 등 선율 악기의 장식적인 선율이 주선율에 부가된다. 이 위에 더욱 다양한 가락을 구사하는 노래가 중첩된 종묘 제례악은 그 어떤 음악에서도 느끼기 어려운 도도한 기상과 중후함, 화려함을 맛볼 수 있다.

  조선시대 장악원(掌樂院) 소속의 악사들이 연주하던 종묘 제례악의 연주 전통은 일제 때의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와 광복뒤의 구황궁아악부(舊皇宮雅樂部)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고, 김천흥, 성경린, 김종희, 이강덕 등이 예능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국립국악원의 연주자 최충웅(1942년생)이 보유자 후보이다.

  제례악으로서의 장엄미와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된 연륜의 미를 대표한 종묘 제례악은 1946년 이후 중단되었다가 1971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거행되는 종묘 제례(매년 5월 첫째주 일요일)와 국립국악원의 연주회 등을 통해 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