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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 총출동한 트럼프 가족

Posted October. 15, 2020 07:57   

Updated October. 15, 20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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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선에서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주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두 후보가 사활을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곳에서 다시 승기를 잡기 위해 온 가족이 총출동하여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가 고향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10차례 이상 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중서부의 한적한 소도시 존스타운의 공항에는 13일 아침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기 위해 한나절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주 유세에 이어 전용기를 타고 동북부 펜실베이니아주에 나타났다.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뒤 슈퍼맨이 된 것 같다”며 “백신이 곧 나올 것이고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것”이라고 외쳤다. 1시간 동안 이어진 그의 연설은 여느 때와 같이 장황했고 목소리는 예전의 힘을 완전히 되찾은 듯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집계에 따르면 13일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의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7.0%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주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조사에서는 계속 밀리다가 실제 투표에서는 4만5000표(0.7%포인트) 차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신승한 곳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온 가족이 총출동하여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재선 캠프 선임고문인 라라 트럼프는 이날 필라델피아 근교에서 ‘트럼프 프라이드 이벤트’를 열었다. 그는 14일에는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교외 마을로 달려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벤트를 열 예정이다. 1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필라델피아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 잡기에 나서고, 주말인 17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리딩이라는 작은 도시 공항에 출동한다.

 바이든 후보에게도 펜실베이니아는 절대로 밀려선 안 되는 지역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에는 바이든 후보가 태어나 자랐던 고향 스크랜턴이 있어서 더욱 각별하다. 그는 15일로 예정돼 있던 2차 TV토론이 취소되자 곧바로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타운홀 행사를 잡았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주말에 주 북서부에 있는 이리 카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여름부터 11번이나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았고 앞으로 더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에도 2016년처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992년 대선부터 20년간 내리 독식했던 민주당이 2016년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것은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주던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도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당시 클린턴 후보와 달리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서민 가정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펜실베이니아주가 이번 대선의 ‘티핑포인트’(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가 될 수 있다”며 “양당이 선거자금을 경쟁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 양 후보 간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는 57%, 트럼프 대통령은 40%의 지지를 얻어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17%포인트로 나타났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