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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100일 혼란과 추락, 겉모습만 바꿔선 수습 못한다

尹정부 100일 혼란과 추락, 겉모습만 바꿔선 수습 못한다

Posted August. 15, 2022 07:25   

Updated August. 15, 202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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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가 모레 출범 100일을 맞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8·15 광복절 경축사와 모레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동력의 회복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20%대로 추락한 국정 지지율을 회복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반전 카드를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권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고 뒤숭숭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과 그 주변 ‘윤핵관’의 행태를 정면 비판하며 ‘리더십의 위기’를 거론했다.

 새 대통령 취임 100일은 흔히 집권 초기 개혁성과를 평가하고 2단계 실행과제를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하지만 이 정부는 각종 쇄신책을 저울질하며 사실상 원점부터 새로운 출발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용산 대통령실 시대 개막과 6·1 지방선거 압승 등으로 기세 좋게 출발했던 윤석열 정부다. 하지만 그 잠깐의 봄날은 벌써 아득히 잊혀진 채 처참한 추락과 혼란의 연속이었다. 정부 요직의 검찰 편중 인사와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 여권 내 권력투쟁과 대통령의 사적 문자 노출, 설익은 정책 추진과 국민 반발, 급기야 여당 의원의 망언까지. 100일의 잔치는커녕 당장 반성문부터 써야 하는 지경이다.

 그 첫 번째 책임은 정치권 밖 출신으로 준비가 덜 된 자리에 앉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 지난 100일 ‘이전 정부와는 다르다’는 구호는 요란했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더 나은 삶의 변화는 없었다. 대국민 소통 의지를 보여준 출근길 문답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거친 언사로 남 탓을 하는 기회로 만들어 버린 게 대표적이다. 이런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역대 최단시기 지지도 추락으로 나타났다.

 새 국정운영의 메시지는 광복절 경축사와 100일 회견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여권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여전히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대통령부터 참모까지 생각과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직도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 어디에서도 근본적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일부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으로 보좌 인력을 보강한다지만 얼굴만 바꾼다고 될 일은 아니다.

 그제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그 거침없는 발언 수위와 울분에 찬 태도로 새 정부 100일을 나흘 앞두고 ‘재 뿌리기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만큼 여권 내부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제기한 현 정부여당에 대한 문제 제기, 특히 극렬 지지층을 향한 팬 서비스가 아니라 보수의 저변을 넓히는 정치의 변화와 건강한 당정 관계에 대한 주문은 모두가 뼈아프게 들어야 할 대목도 적지 않다. 위기고착이냐 재도약이냐 기로에 선 여권은 더욱 겸손하게 그 어떤 고언에도 귀를 열고 경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