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逆성장 우려 속 24년 만의 高물가… 양보와 인내 필요한 시기

逆성장 우려 속 24년 만의 高물가… 양보와 인내 필요한 시기

Posted July. 06, 2022 08:11   

Updated July. 06, 2022 08:11

中文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로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어제 밝혔다. 외식비 기름값 육류가격 등 생활물가가 치솟으면서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이 1년 전보다 2.2% 감소하며 역성장할 것이라고 일본 노무라증권이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붕괴에 따른 위기가 한국 경제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자리 부족과 경기 하강이 반복되는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그 여파로 물가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한 국민고통지수는 1분기 10.6으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개인과 기업의 고통이 커지면 소비가 위축되고 그 결과 실업이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확실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폭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그럴 경우 경기가 더 침체될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 상황이다. 당장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가 크지만 18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 때문에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기가 어렵다. 환율 방어에 달러를 사용한 결과 외환보유고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지만 어제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처음 1300원을 넘었다.

 지금의 위기는 일부 지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이 더 어렵다. 미국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로 치솟으면서 월세를 못 낸 취약계층이 집을 잃고 모텔을 전전하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유럽 전역이 에너지난에 빠진 가운데 영국에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로 도로가 마비됐다. 글로벌 경기충격이 국내로 전이될 경우 이미 부진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는 버티기 힘들어질 수 있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겹친 복합위기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7, 8%대에 이르고 경기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외환위기에 비견되는 경제 타격을 극복할 수는 없다. 기업은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속도를 줄이고, 개인은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면서 물가 안정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각 경제 주체의 양보만이 국가적 고통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