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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나토 회의 참석… 국익 전쟁의 현장 제대로 보고 오라

尹 나토 회의 참석… 국익 전쟁의 현장 제대로 보고 오라

Posted June. 27, 2022 07:56   

Updated June. 27, 20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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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출국한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나토가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 정상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하며, 여러 정상들과 양자회담도 연다.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과 AP4 정상회의는 개최 가능성이 낮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을 다자외교 무대 데뷔로 시작하는 윤 대통령에게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세계 각국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접촉을 갖는다는 점만으로도 귀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세계 10위의 경제력에 걸맞은 외교력의 확대를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와도 맞아떨어지는 데다 취임 직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폭 강화한 ‘가치 동맹’의 글로벌 확장판 외교무대이기도 한다.

 다만 기회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다.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의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넉 달 넘게 지속되고 미중 간 전방위 패권경쟁까지 격화되는 시기에 열린다. 나토는 이번에 10년 단위로 갱신하는 ‘전략개념’의 새 버전도 논의할 예정인데, 여기엔 러시아와 함께 중국의 도전에 맞서는 대응 구상이 담길 것이라고 한다. 중국은 벌써부터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신냉전 대결 속에 서방 동맹회의에 참석하는 것인 만큼 정부로서도 그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나토 회의 참석과 한국의 반중 반러 정책 선회 가능성은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가치연대’ 강화를 얘기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을 위한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 구축, 나아가 반도체 원전 등 양자 차원의 세일즈 외교를 부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국제사회가 가치와 이념에 따라 나뉘고 경제마저 분리되는 대변동의 시기에 줄타기 식 균형 외교는 불가능하다. 새 정부는 서방 진영의 한 축으로서 한국의 외교적 좌표를 재설정했다. 다만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추종하는 것으로 우리 국익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가치를 공유하는 서방 동맹의 회의라지만 그 속에서도 각국은 치열한 국익 외교전을 벌인다. 외교 초보인 윤 대통령이 그 현장을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중요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