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광주 붕괴아파트 콘크리트 납품업체 10곳중 8곳 ‘부적합’ 받았다

광주 붕괴아파트 콘크리트 납품업체 10곳중 8곳 ‘부적합’ 받았다

Posted January. 20, 2022 08:05   

Updated January. 20, 2022 08:05

中文

 11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레미콘 업체 상당수가 콘크리트 재료의 관리 미흡으로 정부로부터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적발 시점이 화정아이파크 공사 기간과 겹쳐 부적합한 콘크리트가 사고 현장에 사용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전국 레미콘 업체 생산 공장 점검 결과에 따르면 화정아이파크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곳 중 8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자갈 모래 등 골재를 미흡하게 관리한 업체가 4곳이었고 콘크리트 강도를 높이기 위해 넣는 혼화재를 부적절하게 보관한 업체가 3곳이었다. 혼화재는 대부분 분말 형태로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잘못 보관하면 콘크리트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장 점검은 2020년 7월∼2021년 5월 사이에 이뤄졌다. 사고 현장은 2019년 5월 착공됐다. 레미콘은 터파기 등 기초공사를 약 6개월간 실시한 뒤 골조공사 단계부터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적합한 공장에서 생산된 콘크리트가 현장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원호 전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콘크리트 품질에 가장 중요한 것이 골재와 혼화재 품질”이라며 “관리가 부실했다면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지 못하고 강도가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화정아이파크 감리보고서의 예정공정표를 확인한 결과 붕괴 사고가 일어난 201동의 골조 공사는 지난해 12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시 여전히 골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예정보다 한 달 이상 공사가 늦어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독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와 광주고용노동청은 19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와 광주 서구청, 설계사무소, 철근 납품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화정아이파크 공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최동수기자 firefly@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