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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자들, 계좌서 돈 빼기 시작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 계좌서 돈 빼기 시작했다

Posted July. 29, 2021 07:42   

Updated July. 29, 20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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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0만 원 넘던 비트코인이 이제 3000만 원 밑으로 떨어질까 조마조마합니다. 수익률 조금 올리겠다고 하루 종일 코인창 들여다보는 것도 지쳐서 ‘탈출’하기로 했습니다.”

 직장인 김모 씨(30)는 최근 가상화폐에 투자한 8000만 원을 모두 빼내 증권사 계좌로 옮겼다. 4월 한때 200%를 웃돌던 수익률은 현재 40%대로 쪼그라들었다. 아직 손해는 안 봤지만 현재의 하락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코인판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거래소 계좌에서 출금한 돈이 입금액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출금액이 더 많아진 건 코인 투자 열기가 3년 만에 달아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28일 동아일보가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실명 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출금액이 12조7000억 원으로 입금액(10조 7000억 원)보다 2조 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동안 월간 출금액이 입금액보다 많은 건 지난달이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 원을 넘어서며 투자 열풍이 뜨거웠던 4월에는 입금액(33조1000억 원)이 출금액(29조2000억 원)보다 3조8000억 원 이상 많았다.

 최근 한 달 새 비트코인 가격이 두 번이나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히는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시장이 출렁이자 가상화폐 계좌에서 돈을 빼내 코인판을 떠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인 예치금이 순유출로 바뀐 건 중장기적으로 가상화폐를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라며 “투자 과열에도 눈에 띄는 활용도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니 투자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