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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생활고 내몰린 청년들, 고독한 죽음까지 맞는 현실

취업난•생활고 내몰린 청년들, 고독한 죽음까지 맞는 현실

Posted April. 20, 2021 07:41   

Updated April. 20, 202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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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의 기획 시리즈 ‘코로나 3苦(고) 세대’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내몰린 한계상황을 보여준다. 취업난과 생활고, 사회적 고립이란 3중고를 겪느라 청년 고독사까지 잇따르고 있다. 하루 빨리 구체적인 실태를 파악해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청년들이 더욱더 벼랑 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지금 청년들이 겪는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일자리 기근과 취업난이다. 지난달 15∼29세 청년실업률은 1999년 외환위기 때 수준인 10%대다. 코로나 19로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영업을 줄이면서 아르바이트마저 찾기 힘들어졌다.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보니 현재 소득이 없는 청년이 3분의 1이나 된다. 국가 미래가 달린 경제 허리들이 단기 ‘알바’에 내몰리다가 그마저 끊기면 만성적 실업의 늪에 빠진다. 소득이 없으니 돈 들여 학원을 다니거나 자격증을 따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것마저도 어렵다.

 청년들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높은 주거비용도 문제다. 청년 1인 가구의 약 3분의 1은 수입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쓴다. 수입이 변변치 않아 목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월세 살이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 지방에서 올라와 인턴 월급 받아 원룸 월세 내고나면 생활비에 쪼들려 끼니를 굶는 일마저 생긴다. 청년들이 가장 손쉽게 아낄 수 있는 돈이 식비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어렵게 직장을 잡고 저축을 해도 내 집 마련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투기성이 짙은 주식 단타매매나 ‘코인 투기’에 빠져들어 대학 수업료나 월세를 날리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 3중고는 사회와 단절된 삶을 택하는 은둔형 외톨이를 낳기도 한다. 청소년정책연구원 통계로 확인된 은둔형 외톨이만 13만 5000명이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가졌지만 사회에서 쓰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좌절은 신체적 심리적 건강까지 해치는 우울증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어 대책이 절실하다. 취업과 급여 등 경제적 이유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년들의 원룸에서는 수북한 자기소개서 파일과 먹다 남은 배달음식이 발견되고 있다. 청년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종합적이고 다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그동안 세금으로 뚝딱 임시 일자리를 만들거나 청년 수당을 주는 땜질식 대책을 반복하면서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는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심화되는 청년 문제를 취업 이행기의 일시적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 기업이 정작 필요로 하는 인재를 경직적 대학 정원 등 낡은 규제 때문에 충분히 길러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취업자가 원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뽑으려는 인력의 수요 공급의 불일치를 줄이면서, 다양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청년들을 고통에서 구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