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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 말 아닌 실력이 중요

文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 말 아닌 실력이 중요

Posted April. 16, 2021 07:26   

Updated April. 16, 20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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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확대경제장관회의를 가졌다. 주요 산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반도체에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전략 산업”이라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관건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기술력, 강력한 추진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한국에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미국은 기술과 시장 주도권 등에서 압도적 위치에 있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물량 기준)의 약 40%를 차지했다. 어느 쪽도 자극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에 더해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까지 확실한 수출 주력 품목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메모리 점유율은 10년째 3%선에 머물고 있고, 세계 1위인 메모리(D램, 낸드)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D램 점유율은 지난해까지 5년 새 5% 포인트 하락했다. 낸드 부문에서는 미국 마이크론이 한국보다 한 발 앞선 7세대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인력 양성과 투자 지원을 요청했다. 향후 10년 간 반도체 기술 인력이 매년 1500명씩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주요 대학의 반도체학과 정원은 40년 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있다. 경쟁국들은 세액공제와 보조금으로 반도체 기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붇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을 추격하는 중국을 미국이 견제하는 동안, 한국이 기술 격차를 벌릴 시간을 갖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앞선 기술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을 보장한다고 봐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메모리 기술 격차를 벌리는 한편, 비메모리 분야에서 경쟁 기업을 따라잡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도 생색내기나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실질적 지원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 한눈을 팔면 한순간에 패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