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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감수하고...메시 ‘마라도나 추모’골 세리머니

경고 감수하고...메시 ‘마라도나 추모’골 세리머니

Posted December. 01, 2020 07:43   

Updated December. 01, 20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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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히 만나요. 디에고.”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가 지난달 25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위해 옐로카드를 무릅쓰고 추모 세리머니를 했다.

 메시는 지난달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오사수나와의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후반 28분 팀의 마지막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동료들과 모여 기쁨을 나눈 메시는 이내 혼자 걷다 유니폼 상의를 벗었다. 메시는 또 다른 상의를 입은 채 자신의 손에 입을 맞춘 뒤 두 손을 하늘로 뻗었다. 하늘에 있는 마라도나를 향한 몸짓이었다. 골 세리머니 때 탈의를 하면 경고를 받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자신과 같은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상의는 아르헨티나 리그 클럽인 뉴얼스 올드보이스의 유니폼이었다. 메시는 1994년 이 클럽의 유스팀으로 입단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아울러 마라도나가 선수 후반기를 보낸 팀이기도 하다. 마라도나는 전성기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보낸 후 1993년부터 1994년까지 뉴얼스에서 뛰었다. 메시는 유소년 시절로 돌아가 마라도나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미로 뉴얼스 유니폼을 속에 입었다. 메시는 2000년까지 뉴얼스 유소년팀에서 실력을 다진 뒤 2000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마라도나가 1982년부터 1984년까지 뛰기도 했던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 한가운데 10번 유니폼을 놓고 묵념을 했다. 메시는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뉴얼스 유니폼을 입은 자신과 과거 마라도나의 사진을 합성해 올리며 짧은 인사말을 남겼다.

 시대를 달리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낳은 두 축구 천재의 인연은 각별하다. 생전에 메시와 같은 10번을 달았던 마라도나는 왼발잡이에 재능까지 빼닮은 메시를 자신의 ‘아바타’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메시도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것을 영광스러워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과 선수로 함께하기도 했다. 앞서 메시는 전성기 때도 마라도나와 비교될 때마다 “내가 수백 년을 뛴다 해도 그의 근처에도 못 갈 것”이라며 마라도나에 대한 경외심을 표시했다. 메시는 A매치 142경기에서 71골을 기록했다. 마라도나(91경기 34골)보다 더 많이 출전해 더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반면 메시는 4차례 월드컵에서 무관에 그쳤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