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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디자인 ‘감성 저격’...제네시스 넉달 연속 1만대 판매 질주

럭셔리 디자인 ‘감성 저격’...제네시스 넉달 연속 1만대 판매 질주

Posted August. 14, 2020 07:35   

Updated August. 14, 20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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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기세가 무섭다. 최근 넉 달 연속으로 월간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어서 올해 10만 대 고지 돌파가 확실시된다. 불과 4개 모델을 판매하는 고급차 브랜드가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판매 차종 10종 이상)는 물론이고 한국GM, 르노삼성차보다 더 많은 차를 팔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이 개선되면서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정착된 데 비해 수입차의 희소성은 떨어지고, 동시에 국내 소비수준이 올라가면서 가능해진 이른바 ‘제네시스 효과’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달 국내에서 1만1119대를 팔며 올해 누적 판매 6만5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올 1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을 출시한 데 이어 3월에는 주력 세단인 G80의 3세대 신형 모델을 7년 만에 새로 내놓았다.

 두 모델의 판매가 본격화된 4월부터 제네시스는 매달 1만 대 이상을 팔고 있다. 월간 최대인 1만3315대가 팔린 6월의 경우 G80이 7905대, GV80이 3728대 판매됐다. 연말까지 매달 8000대씩만 팔면 10만 대 판매가 가능해 제네시스는 올해 브랜드 역사상 첫 10만 대 이상 국내 판매가 확실시된다.

 이런 돌풍에는 최근 출시된 두 차량의 디자인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있다. 특유의 방패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을 앞세우면서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외관으로 제네시스 주요 고객층인 40대 이상의 감성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현대차와는 디자인 방향성을 뚜렷하게 구분했다”며 “G80의 경우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통해 럭셔리 세단다운 고급스러움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5년 전 고급차 브랜드로 독립한 이후 꾸준히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온 점도 제네시스 질주의 배경이다. 고성능을 강조한 G70과 고급 세단인 G80, G90으로 기존의 현대차와는 차별화되는 고급차라는 인식을 차곡차곡 쌓아왔다는 것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수입차는 프리미엄차, 국산차는 대중차라는 인식도 많이 허물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수입차 판매가 10년 전 10만 대 수준에서 5년 전 25만 대로 가파르게 늘면서 수입차의 희소성이 떨어지자 제네시스가 그 틈을 적절히 파고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는 수입차에서 제네시스 같은 국산차로 갈아타는 고객 비율이 2018년 20%대에서 지난해 30%대까지 높아졌고 올해는 4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 소득수준과 차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제네시스 돌풍의 이유로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득 양극화로 고급차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일본차 불매 운동과 일부 독일 브랜드의 부진을 적절히 활용했다”며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위상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도형정지영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