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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전임자 초상화 공개’ 42년 전통 깨지나

백악관 ‘전임자 초상화 공개’ 42년 전통 깨지나

Posted May. 21, 2020 07:26   

Updated May. 21, 202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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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을 두고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갈등이 백악관의 42년 전통인 ‘전임 대통령 초상화 공개’ 행사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19일 NBC뉴스는 1978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도입한 전임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 공개 행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의 전통을 무시하는 일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트럼프가 주인인 백악관에 자신의 초상화가 걸리는 일을 탐탁지 않아 한다고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초상화 공개는 전현직 대통령과 배우자, 이들의 핵심 관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초상화를 그릴 화가를 선택하며, 이후 행사는 새 백악관 주인이 준비해 전임자를 치하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집권 마지막 해인 2017년 초 작가를 골랐지만 이후 과정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만 유일하게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에도 둘은 간단히 악수만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해 자신의 승리를 도왔다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오바마 정권의 조작’이라고 주장한다. 초대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위증죄로 기소된 것 역시 오바마 정권의 공작이라고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연일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