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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요구 방위비는 年13억달러 49% 인상률, 실무팀 합의안의 4배

트럼프 요구 방위비는 年13억달러 49% 인상률, 실무팀 합의안의 4배

Posted May. 07, 2020 07:41   

Updated May. 07, 202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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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연간 13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도 한국 측 분담금 대비 49%를 인상하라는 것이다. 한미 양측 협상 실무팀이 잠정 합의했던 13%의 4배에 가까운 인상률이어서 최종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미 양측은 추가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 정통한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연간 13억 달러 선을 요구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는 제10차 협정에서 합의했던 1조389억 원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추가로 부담하라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13억 달러는 미국 측이 적용한 환율 계산으로는 전년 대비 49% 증액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3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13% 인상안을 거부한 이후 13억 달러를 사실상 최종 금액으로 수정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분담금 요구 액수를) 50억 달러에서 13억 달러까지 상당히 많이(considerably) 낮췄다”며 “미국은 유연성을 보여 왔다”고 주장했다.

 협상 교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들의 압박 발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 브리핑에서 “부자 나라 한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이 돈을 더 내기로 했다”며 특유의 과장된 화법으로 증액을 압박했다.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4일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하며, 이제 한국 쪽에서도 일정한 유연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포괄적으로 타결된다면 한국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추가 양보는 없다는 태도다. 한 관계자는 “미국이 초기에 제시한 총액에서 잠정 합의까지 상당 부분을 낮춘 것은 맞지만,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협상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은 “잠정 합의 이후로 한미 간에 유의미하게 주고받은 협상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