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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국 꼽혔던 獨확진자 中추월... ‘유럽의 마지막 보루’ 무너졌다

모범국 꼽혔던 獨확진자 中추월... ‘유럽의 마지막 보루’ 무너졌다

Posted April. 04, 2020 07:47   

Updated April. 04, 202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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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그동안 모범적인 대응 사례로 꼽혀오던 독일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유럽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도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월드오미터와 독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3일 기준 독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4794명으로 전날보다 5811명 증가하면서 중국(8만1620명)을 넘어 세계에서 4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누적 사망자도 990명에 달하면서 일주일 전 0.5%에 불과했던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1.2%로 상승했다.

 독일의 치명률 상승은 예견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조사 결과 확산 초기 독일 확진자 평균 연령은 40대 후반이어서 고령자 확진자가 많은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에 비해 15세 이상 젊었다. 초반 확진자는 2월에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온 젊은층이 주축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역시 65세 인구 비율이 전체의 21%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다. 독일 중부 도시 볼프스부르크 내 한 요양원에서 지난달 30일 노인 79명이 확진되고, 17명이 숨지는 등 주요 감염자가 고령층으로 이동하면서 코로나 사태를 억제하기에는 다른 유럽국처럼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국책은행인 독일개발은행(KfW)은 이날 “올해 2분기(4∼6월)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0∼1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영국 확진자는 2일 기준 3만3718명으로 전날보다 4244명이 늘었고, 사망자 역시 매일 500∼600명씩 증가 중이다. 정부 비판이 커지자 맷 행콕 보건장관은 2일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하루 10만 건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프랑스는 이날 누적 확진자 5만9105명, 사망자는 전날보다 12% 증가한 4503명에 달했다. 특히 그간 코로나 사망 통계에서 누락되던 노인요양시설(EHPAD) 내 고령자 사망자가 최소 880명에 달한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2일 나오면서 고령층 사이에서 “노인들은 방치돼 죽으란 말이냐”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누적 확진자가 각각 11만5242명, 11만2065명에 달했지만 일일 신규 감염자 증가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인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정보를 사용하면서 인권 및 사생활 침해 논란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가능한 ‘데이터코비드’란 프로그램을 통해 이동제한령 위반을 감독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역시 감염자 동선 추적을 위한 스마트폰 앱 개발을 위해 전문가 74명을 모았다. 개인정보 보호가 엄격한 독일과 프랑스도 위치정보 추적이 추진되고 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