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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이상없다” 크루즈선 내리게한 60대, 3일후에 확진

日정부 “이상없다” 크루즈선 내리게한 60대, 3일후에 확진

Posted February. 24, 2020 09:02   

Updated February. 24, 20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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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한 일본 크루즈선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귀가한 일본인 여성이 감염자로 판명돼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19일 하선한 60대 일본인 여성(도치기현 거주)이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앞서 15일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일본 정부는 2주 경과 관찰을 거쳐 19일 하선을 허가했다. 이 여성은 당시 대중교통을 타고 요코하마에서 도치기현까지 이동했고, 이후 한 차례 외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1일 37.8도 고열이 나타나 다음 날 다시 검사를 받은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여성과 같은 조건의 승객 970명이 19∼21일에 하선해 비슷한 사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쿄신문은 23일 “일본 정부의 설명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18명, 호주 6명, 이스라엘 1명 등 귀국 후 양성 판정을 받은 외국인 사례도 늘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22일 “각국 정부의 전세기로 귀국한 승객 중 미국 등 3개국에서 25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일본 정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호주 감염자 중 2명은 객실 격리 상태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후생노동성은 “크루즈선에서 객실 격리를 시작한 5일 이후 바이러스 검사를 하지 않고 그냥 내린 이들이 23명”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5일 이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하선 전 재검에서 누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토 후생상은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3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해 음성임을 확인했고, 나머지와도 연락해 검사 일정을 잡고 있다. 검사 누락자는 일본인 19명, 외국인 4명이다.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에 승선했던 공무원들을 별도 검사 없이 직장에 복귀시킨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크루즈선에 승선한 후생성 직원 41명 중 25명은 하선해 기존 업무에 복귀했다. 앞서 20일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후생성과 내각관방 소속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언론 지적이 나온 뒤에야 “승선한 후생성 직원도 전원 검사하겠다”고 발표했다.

 23일 홋카이도에서 70대 일본인 남성이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이날 오후 4시 현재 감염자는 총 770명으로 늘었다. 그중 크루즈선 감염자는 634명이다. 애초 크루즈선엔 3711명이 타고 있었지만 현재 승무원 등 약 1200명만 남았다. 감염자 및 지병이 있는 640여 명은 병원에 이송됐고, 음성인 970명은 하선해 귀가했다. 음성이지만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89명도 하선해 사이타마현 세무대학에 수용됐고, 외국 국적자 약 800명은 전세기를 타고 돌아갔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