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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워싱턴에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넘겨줘

다저스, 워싱턴에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넘겨줘

Posted October. 11, 2019 07:38   

Updated October. 11, 201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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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LA 다저스의 ‘가을 농사’를 망쳤다.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

 7회 2사까지 3-1로 앞서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를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꼭 이겨야 했기에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부터 팀의 상징이기도 한 커쇼를 불펜에 대기시키겠다고 공표했었다. 커쇼는 공 3개로 삼진을 잡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8회초 공 3개는 달랐다. 2구 만에 선두타자 앤서니 렌던에게 홈런을 맞은 커쇼는 이어서 등장한 후안 소토에게 바로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소토가 패스트볼을 걷어 올리자 홈런을 직감한 듯 커쇼는 허리를 푹 숙였고 에이스의 구원 등판에 분위기가 달아올랐던 다저스 팬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커쇼의 블론세이브. 결국 10회초 무사만루에서 타석에 선, 과거 다저스에 있었던 하위 켄드릭이 가운데 담장 밖으로 큰 홈런을 날리자 실망한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저스 3-7 역전패. 커쇼의 ‘불쇼’로 내셔널리그 1위 다저스는 4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CS)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다저스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2차전 승리를 이끈 뒤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 워싱턴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공의 힘이나 움직임은 2차전만 못했다. 1회말 다저스 선두타자 족 피더슨에게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판명된 큰 타구를 허용한 스트라스버그는 다음 타자인 맥스 먼시에게 결국 홈런(2점)을 허용했다. 2회말에도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다시 홈런(1점)을 맞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다. 반면 1차전 승리를 이끈 뒤 5일을 쉬고 등판한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는 가을 남자다운 모습이었다.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뷸러는 삼진 7개를 잡으며 워싱턴 타선을 1점으로 봉쇄했다.

 하지만 뷸러에 이어 등판한 커쇼는 NLDS 2차전 패배에 이어 최종 5차전에서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을 망친 투수로 기억되게 됐다.

 와일드카드로 디비전시리즈(DS)에 턱걸이한 워싱턴은 애틀랜타를 13-1로 꺾은 세인트루이스와 12일부터 월드시리즈 진출권이 걸린 7전 4선승제의 CS를 치른다. 워싱턴은 전신인 몬트리올이 1981년 NLCS에 진출한 이후 38년 만에 NLCS에 올랐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초에만 10점을 뽑아내는 등 방망이가 폭발했다. 5차전이 애틀랜타 안방에서 열려 애틀랜타가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오히려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 1회 10실점’(1이닝 10점은 역대 4번째)의 불명예만 남겼다.

 가을 무대에서 과거 전력 이상의 끈끈한 모습을 보여 ‘가을 좀비’라는 애칭을 얻었던 세인트루이스는 2014년 이후 5년 만에 NLCS에 진출해 팀 통산 20번째 리그 챔피언에 도전한다. 한편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휴스턴은 최지만이 활약하는 탬파베이와 11일 아메리칸리그 DS 5차전을 치른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