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류현진 ‘찰떡 궁합’ 포수는 러셀 마틴

Posted September. 17, 2019 07:23   

Updated September. 17, 2019 07:23

中文

 지난달 12일 류현진(32·LA 다저스)의 평균자책점이 1.45까지 내려가자 미국 언론은 전설적인 투수들을 여럿 소환했다. 그중 한 명이 그레그 매덕스(53·은퇴)다. 매덕스는 애틀랜타 소속이던 1994년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아도 다양한 구종과 정확한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류현진은 종종 매덕스와 비교되곤 했다. 한 달여가 지난 현재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35까지 올랐다. ‘전설’을 얘기하던 언론은 ‘체력 문제’로 관심을 돌렸지만 류현진의 파트너는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늘 훌륭하다.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제 궤도로 돌아왔다”며 여전히 류현진을 치켜세우고 있다. 2006년과 2008년 다저스에서 매덕스의 공을 받았던 포수 러셀 마틴(36) 얘기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졌던 류현진은 15일 뉴욕 메츠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부활을 알렸다. 마틴과의 찰떡궁합도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 시즌 류현진은 마틴과 함께한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0으로 펄펄 날았다. 반면 신인 포수 윌 스미스(24)와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1로 좋지 않았다.

 이번 시즌 마틴의 프레이밍(포수가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공을 잡는 것) 능력은 메이저리그 정상급이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마틴은 ‘섀도 존’(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코스)에 들어오는 공에 대해 52.9%의 확률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내 이 부문 메이저리그 5위에 올랐다. 특히 우타자를 기준으로 몸쪽과 바깥쪽 사이드로 들어온 공에 대해서는 각각 70.4%, 75%의 확률로 스트라이크를 만들었는데, 이는 류현진이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으로 노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스트라이크존 경계에 걸치는 투구에 능한 류현진과 마틴의 궁합이 잘 맞는 이유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에서 마틴을 데려오면서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2007년 실버슬러거와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마틴이었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타격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도 타율 0.217에 6홈런으로 타석에선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팀 내 주축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마틴은 이번 시즌 구원 투수로도 3차례 등판해 모두 무실점으로 막는 등 다방면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로스터에 스미스와 마틴, 오스틴 반스까지 3명의 포수를 보유한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을 함께할 2명을 택해야 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스미스가 타격에서 13홈런, 0.257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투수 리드에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틴이 포스트시즌에서도 류현진과 좋은 호흡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류현진은 22일 콜로라도와의 안방 경기에 등판해 시즌 13승에 재도전한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