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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G20 외교전에서 존재감도 없는 한국외교

北核, G20 외교전에서 존재감도 없는 한국외교

Posted June. 24, 2019 07:29   

Updated June. 24, 20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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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친서를 읽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친서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는 김정은의 발언도 보도했다. 김정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미중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정은은 시 주석의 방북 내내 극진한 환대를 하면서 북-중 공조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미국을 향해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뒷배임을 알리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주고받으며 ‘톱다운’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이어갔다.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중-미 정상이 서로를 끌어안고 견제하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북핵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 외교는 남북 한중 한일 한미 등 어느 관계에서도 청신호가 켜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때 중국 러시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4개국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동안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해왔지만 시 주석이 전격적으로 방북하면서 방한하지 않고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으로 조정된 것이다. 의장국인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공식 발표에서 빠졌다. 한일 정상이 만나더라도 약식 회담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갈수록 비핵화 대화 구도에서 소외되어가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는 이달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을 갖자고 북측에 제안해왔지만 북측은 답이 없다. 북미간 비핵화 이견을 중재하고 협상을 촉진할 창의적 중재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과는 달리 거의 존재감이 없는 상태다. 한일 관계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북한은 일본과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남북관계에만 매달리며 외교의 지평을 넓히지 못할 경우 한국 외교의 존재감은 더 약화될 것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도 어려워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