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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레인 등 동원, 인양 대기중인데 수심 안 줄어드는 ‘야속한 다뉴브강’

포클레인 등 동원, 인양 대기중인데 수심 안 줄어드는 ‘야속한 다뉴브강’

Posted June. 08, 2019 07:33   

Updated June. 08, 20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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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것처럼 다뉴브강은 비교적 지형지물이 단순합니다. 시신이 강변에 놓여 있거나 물 위로 떠내려가도 헬리콥터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요.”

 7일 오후 5시경(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상공 약 457m. 4인승 민간 헬리콥터 조종사 A 씨는 강물을 가리키며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다뉴브강은 흙빛으로 탁했지만 고요하게 흘렀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관광하는 사람들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도 보였다.

 지난달 29일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뒤 7일 현재 수중 수색과 인양 준비 작업 등으로 시신 11구가 발견됐다. 남은 실종자는 8명으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6일부터 헬기 3대 및 소형 선박, 경찰견 등을 동원한 수상 수색을 강화했다. 물속에 있던 시신이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취재진도 헬기를 타고 1시간 반 동안 다뉴브강 일대를 둘러봤다.

 허블레아니호 침몰 시점에서 상류 방향으로 5km 떨어진 곳에는 인양선 ‘클라크 애덤’이 노란색 크레인을 아래로 눕힌 채 수심이 낮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심이 낮아져야 교각을 통과하고 인양작업을 시작할 수 있지만 수심은 며칠째 제자리다. 상류지역 눈이 녹으면서 6일 4m 58cm였던 수위는 오히려 2cm 오른 4m 60cm를 기록했다.

 방향을 돌려 하류로 향했다. 사고 발생 지점 바로 위인 머르기트 다리와 하류 방향으로 약 7km 지점까지는 민간 헬기의 진입이 금지된 상태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이 헬기를 이용해 집중적으로 실종자 수색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뉴브강 줄기를 따라 부다페스트에서 약 100km 떨어진 헝가리 남부 허르터 지역까지 이동했다. 허르터 지역은 3일 6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

 부다페스트에서 멀어질수록 강변은 자연의 모습을 드러냈다. 허블레아니호 침몰 지점에서 40∼50km 떨어진 에리지, 어도니 일대에는 강 주변을 따라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나뭇가지와 온갖 부유물이 수풀 곳곳에 끼여 있었다. 떠내려 오던 시신도 수풀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시신 4구가 수습됐다.

 쿨츠 지역에 들어서자 다뉴브강은 완만한 ‘ㄱ’자 모양으로 휘어지기 시작했다. 떠내려가던 시신이 멈출 만한 위치가 많다고 생각하던 때 강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는 경찰차가 눈에 띄었다. 헝가리 경찰은 강변을 살피고 있었다. 다만 나무와 장애물 등으로 상공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곳도 있었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많았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6일 오후 6시 반 사고 지점에서 약 4km 떨어진 곳에서 허블레아니호에 탔던 헝가리 남성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날 오전 주민 신고로 발견된 한국인 관광객 시신 2구는 확인 결과 60대 남성과 30대 여성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탑승객 33명 중 사망자는 7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4시) 현재 모두 18명이다. 실종자는 8명, 생존자는 7명이다.


부다페스트=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