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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들고 말았지만, SON은 빛났다

Posted June. 03, 2019 07:40   

Updated June. 03,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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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싸웠지만 웃지 못했다. ‘꿈의 무대’는 아직 손흥민(27·토트넘)의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토트넘(잉글랜드)이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리버풀(잉글랜드)에 0-2로 졌다.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리버풀과 2차례 대결해 모두 1-2로 패했던 토트넘은 창단 이후 처음 밟은 UCL 결승 무대에서도 리버풀을 넘지 못했다.

 이날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오랜만에 ‘DESK 라인’을 선발로 내세웠다. 미드필더 델(D)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E)릭센과 공격수 손(S)흥민, 해리 케(K)인의 알파벳 한 자씩을 딴 ‘DESK 라인’이 완전체로 등장한 것은 4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UCL 8강 1차전 이후 처음이었다. 케인이 이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에서 기적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루카스 모라는 선발에서 빠졌다.

 이번 시즌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케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영국 BBC는 “케인을 기용한 포체티노 감독의 도박은 성공하지 못했다. 케인은 경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답답했던 토트넘의 공격에서 그나마 돋보인 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중반 이후 유효 슈팅 3개를 날렸다. 비록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에게 막혔지만 거침없는 드리블에 이은 과감한 슈팅은 인상적이었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DESK’ 가운데 최고인 6.5점의 평점을 줬다. 알리가 6.4점, 케인이 6.3점, 에릭센은 6.1점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뒤 “케인의 기용에 대해 후회는 없다. 토트넘은 최근 몇 년 새 경기장 건설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력 강화에 돈을 쓰지 못했다. 그럼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업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출전으로 2010∼201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소속이었던 박지성 이후 8년 만에 UCL 결승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맨유가 첼시(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했던 2007∼2008시즌 결승 출전 명단에서 빠졌던 박지성은 2008∼2009시즌, 2010∼2011시즌에는 결승전에 출전했지만 팀은 우승하지 못했다.

 UCL 결승전을 끝으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20골(정규리그 12골, UCL 4골, 리그컵 3골, FA컵 1골)로 마무리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21골·2016∼2017시즌)에 한 골이 부족했다. UCL에서는 이번 대회 4골을 포함해 통산 12골을 기록하면서 막심 샤츠키흐(41·우즈베키스탄·11골)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 골 보유자가 됐다.

 2018∼2019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뛴 48경기를 포함해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6경기와 A매치 9경기 등 총 63경기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온 손흥민은 4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해 6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