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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반미감정 고조+시진핑 대장정 기념비 헌화

中반미감정 고조+시진핑 대장정 기념비 헌화

Posted May. 22, 2019 08:02   

Updated May. 22, 20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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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제품이 대단히 우수하고 중국이 날로 강해지고 있잖아요. 지금 스마트폰을 사면 화웨이를 살 거예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21일 오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베이징(北京) 싼리툰(三里屯)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막 나온 30대 중국 여성 류(劉)모 씨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애국심 때문에 터무니없이 사겠다는 게 아니라 아이폰(품질)이 안 좋아졌다. 품질이 좋으면 화웨이든 아이폰이든 뭐든 쓸 수 있다”며 “애국한다며 애플 불매 운동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시 화웨이 매장에서 나온 자오(趙)모 씨(25)도 “애국과 스마트폰을 사는 건 다른 얘기다. 국산 제품을 사는 게 애국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달리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 인터넷에서는 ‘화웨이 구매’가 애국이라며 애플을 포함한 미국 제품 불매를 주장하는 등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선동이 확산되고 있다. 웨이보에는 한 호텔 기업이 “화웨이 사용 직원에게 200위안(약 3만4000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고 밝힌 통지문 사진이 올라왔다. 웨이보에 올라온 다른 기업의 공문에는 아이폰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 KFC, 맥도널드를 사지 말고 미국 여행도 하지 말라”는 요구가 적시됐다. 마지막에 “위반하면 해고한다”는 경고도 있었다.

 정작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관영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내 자식도 애플을 좋아하지 화웨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지금 아이폰을 쓴다. 나는 그들에게 애플 노트북을 선물한다”는 뜻밖의 발언으로 누리꾼들을 발칵 뒤집었다. 그는 “전 사회의 애국 정서를 화웨이에 한데 묶어 버리는 정서가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애국 정서) 구호를 떠들어대는 걸 막고 있다. 민족 정서를 선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1930년대 중국 공산군(홍군)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간저우(4州)시 위두(于都)현을 방문해 대장정 출발 기념비에 헌화했다. 이를 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장기전으로 가져가겠다는 전의를 다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미중 무역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동행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