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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미래도서관 프로젝트, 백년의 기도 같은것”

한강 “미래도서관 프로젝트, 백년의 기도 같은것”

Posted April. 27, 2019 07:50   

Updated April. 27, 20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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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빛을 향해 한 발을 내디뎌야만 하는 순간을 기도라고 부를 수 있다면, 아마 이 프로젝트는 백 년 동안의 긴 기도에 가까운 어떤 것이라고 나는 이 순간 느끼고 있다.”

 노르웨이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 프로젝트에 다섯 번째 작가로 선정된 소설가 한강(49·사진)이 26일 소감문을 발표했다. 100년 동안 해마다 작가 1명의 미발표 소설을 보관했다가 2114년에 동시에 출판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 아시아 작가로는 한 작가가 처음 뽑혔다.

 소감문에서 그는 “제의를 받은 직후, 나는 백 년 뒤의 세계를 상상했다. 내가 죽어 사라진 지 오래고, 아무리 수명을 길게 잡는다 해도 내 아이 역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사랑하는 그 누구도,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그 어떤 인간도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세계를. 그것은 무섭도록 쓸쓸한 상상이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 막막함을 가로질러 나는 계속 상상했다. 이 순간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있으니, 필연적인 현실로서 당도하고 말 백 년 뒤의 세계를. … 그때 알았다. 이 프로젝트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 프로젝트를 위해 글을 쓰려면 시간을 사유해야 한다는 것을”이라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다음 달 25일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해 100년 뒤 공개할 작품의 제목을 발표하고 원고를 전달한다. 원고는 오슬로도서관에 보관할 예정이다.


이설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