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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한게 아니다, 동료들 덕분에 4강”

“내가 잘한게 아니다, 동료들 덕분에 4강”

Posted April. 19, 2019 07:52   

Updated April. 19, 20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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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전반 21분 만에 5골이 터졌다. 결국 4-3, 총 7골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21분 만에 5골이 터진 것은 UCL 최단시간 기록이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1차전 종료 직전에야 교체 투입됐던 핵심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선발로 복귀한 맨시티는 역시 무서운 팀이었다. 라힘 스털링, 세르히오 아게로, 베르나르두 실바를 최전방에 세워 토트넘을 몰아쳤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스털링이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3분 뒤 손흥민의 동점골로 따라붙었고 전반 10분 손흥민의 추가골로 2-1 역전까지 만들었다. 맨시티는 전반 11분 실바, 전반 21분 스털링, 후반 14분 스털링의 골로 4-2까지 앞서나갔다. 토트넘은 후반 28분 페르난도 요렌테의 골로 추격했다.

 이날 토트넘은 3-4로 졌지만 1차전에서 1-0으로 이겨 합계 4-4로 비겼다. 그러나 이날 적지에서 3골을 넣었기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4강에 진출했다.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의 부상 등 악재 속에서도 최강 맨시티를 꺾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4강 감독은 내 경력 중 최고 순간이다. 아주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손흥민을 가리켜 “믿을 수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판타스틱하고 그의 퀄리티에 아주 만족한다”고도 했다. 극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손흥민의 말을 들어봤다.

 ―UCL 4강 진출이다. 현재 기분은….

 “우선 (내가) 이끌었기보다는 선수들이 다 잘했다고 생각한다. 계속 골을 넣고 골을 허용하는 정신없는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잘해줬다.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항상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점수를 내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 부족한 모습도 많이 보였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 보완해줬다. 오늘 골을 넣었지만 내가 잘해서 4강에 갔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수비하고 공격하고 볼을 뺏어준 덕분에 우리가 준결승이라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한국 선수의 UCL 4강 진출은 박지성(38·은퇴) 이후 8년 만이다.

 “나에겐 너무 영광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직 끝이 아니다. 코앞까지 왔기 때문에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해줬으면 좋겠다.”

 ―경고 누적으로 4강 1차전에 나오지 못하는데….

 “당연히 아쉽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준비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점이 축구의 일부분이라고 본다. 나도 내 위치에서 준비를 잘하고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서포트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하다.”

 ―4강 상대가 아약스인데….

 “UCL 준결승까지 올라온 팀이라면 모두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한 치의 방심도 없어야 한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마지막 후반 추가 시간 맨시티의 골이 VAR 판독으로 무효가 됐다.

 “사실 VAR를 시행하고 있는지 그 상황에선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슬퍼하고 있었다. VAR를 딱히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다만 그 판정은 (오프사이드가)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결승 진출도 다가왔다.

 “아직 그런 부분은 말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결승으로 간다는 확정도, 확신도 없기 때문에 그냥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런 선물은 자동으로 따라오리라고 믿는다.”맨체스터=허유미 스포츠동아 통신원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