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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난민-환경 앞세운 다보스포럼...‘부자들 잔치’ 색깔 뺀다

청년-난민-환경 앞세운 다보스포럼...‘부자들 잔치’ 색깔 뺀다

Posted January. 25, 2019 08:03   

Updated January. 25, 20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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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산골 마을 다보스의 호텔 숙박료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22∼25일에 하루 1000만 원까지 껑충 뛴다. 참가비는 최고 60만 달러(약 6억7800만 원)에 달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각국 정상과 최고경영자(CEO) 등 3000여 명이 모이는 WEF는 ‘억만장자들의 놀이터’ ‘감시 없는 로비 장소’ 등 비난을 받기도 한다.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은 22일 개막 연설에서 “세계화 4.0은 훨씬 더 인간 중심이어야 한다. 더 이상 뒤처진 사람을 그대로 남겨 놓으면 안 된다”며 인간과 환경, 청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주제는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화 구조’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대량 실업과 인간 소외, 환경 이슈 대응 전략이 논의된다. 좀 더 ‘일반적인’ 세상으로의 접근성을 강화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 청년, 난민, 환경 앞세운 다보스

 다보스포럼은 올해 처음으로 행사 공동의장 7명 중 6명을 30대 미만에서 선정했다. 스위스 유엔 청년 대표로 활동했던 노라 버로바와 미국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줄리아 러스콤, 아프리카 난민 구호 활동을 벌이는 케냐 피난캠프 의장인 모하메드 하산 등이 공동의장을 맡았다. 슈바프 회장은 “우리는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올해 다보스포럼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공동의장 7명을 모두 여성으로 선택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다보스포럼은 유니세프와 함께 어려운 청년의 현실을 논의한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 7100만 명은 일자리가 없으며 1억5000만 명은 하루 3달러 이하의 돈으로 생활하고 청소년 2억 명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다보스포럼과 유니세프가 지난해 12월 164개국 35세 미만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일자리(35%)와 교육(26%)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환경도 올해 핵심 어젠다. 올해 다보스포럼이 뽑은 5대 글로벌 리스크에서 기상이변(1위), 기후변화 완화 실패(2위), 자연 재해(3위) 등 환경 문제가 우선순위를 차지했다. 다보스포럼은 이라크 최초로 친환경 건축 컨설팅을 도입한 바시마 압둘라흐만을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 다보스포럼 관련 책을 펴낸 아드리에네 쇠르봄 스톡홀름대 교수는 “다보스포럼의 이데올로기가 1990년대 초 자유무역과 세계화 증진에서 사회를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 올해도 ‘트럼프 비난의 장’

 세계 주요 정상들은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주의와 국가주의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을 이유로 불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 “전후 세계질서로 확립된 다자주의를 통해 각 나라가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국가적 이익도 다른 나라를 고려하면서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영상 연설에서 언급한 “국가는 중요하다. 한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들의 편을 드는 국제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반박한 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은 국제 교역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보전하고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