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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에 대한 채찍 못거둬”

Posted November. 10, 2018 07:28   

Updated November. 10, 201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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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당근을 줬다. 우리는 채찍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그들(북한)은 제재 해제를 보장할 만한 어떤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 해제 불가’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러시아의 요청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관련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기 전 여론전부터 시작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회의가 끝난 직후 다시 기자들을 찾았다. 로이터는 “헤일리 대사가 안보리 회의 전후로 대북 제재 관련 발언을 통해 ‘지금은 북한이 행동할 차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말 사퇴하는 대북 강경파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까지 중단하며 많은 ‘당근’을 내밀었는데, 북한은 제재를 해제해 줄 만큼의 일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은 여전하다”며 “그들(북한)은 사찰관이 들어가 핵과 탄도미사일 시설을 사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현재 코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만으로는 부족하며 관련 시설에 대한 사찰이 허용되지 않는 한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뜻이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위한 제재 유예를 막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북한 주민이 아닌 권력자와 정권한테 갔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이 제 역할을 못하고 우리가 원하는 주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 연기를 미국 중간선거 당일(6일)에 요청한 배경에는 제재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에 화가 나 있다”며 “자신들이 (비핵화 관련) 추가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CNN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측이 이번 회담을 통해 얻어낼 게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6일 전화를 걸어 회담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자 북한은 대남 선전매체들을 활용해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북한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놓고 북-미 간의 조율이 원활하지 않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9일 논평에서 비핵화와 남북협력, 대북 제재 등을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실무팀 조작 놀음’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북한이 워킹그룹에 대해 처음 내놓은 반응이다. 매체는 “북남(남북) 협력사업들에 나서지 못하게 항시적으로 견제하고 제동을 걸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아무 때나 파탄시키려는 미국의 흉심이 깔려 있다”면서 “북남 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대양 건너에서 사사건건 걸고 들며 훈시하다 못해 이제는 직접 현지에서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구까지 만들겠다는 미국의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3일부터 1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통일부는 9일 “조 장관이 미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2018 한반도국제포럼’ 기조연설 등을 할 예정”이라며 “미 정부 및 의회 인사들을 만나 남북 관계 및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박용 parky@donga.com ·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