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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운석만 남고 주요유물 다 소실

Posted September. 05, 2018 07:30   

Updated September. 05, 20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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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서 1.6km쯤 떨어진 마을 위로 불에 그슬린 종이 조각이 비 오듯 쏟아졌다. 전날 밤 발생한 대형 화재로 불탄 박물관의 문서소장품 잔해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 것이다. 현지 뉴스포털 G1은 “떨어진 종이 조각에는 세밀하게 새겨진 글과 그림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화재로 인해 이집트 미라, 공룡 막사칼리사우루스 화석 등 개관 후 200년간 축적돼 온 소장품 2000만여 점의 90%가 소실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대 화석을 넣어둔 금속 캐비닛 일부를 급히 밖으로 빼냈지만 내용물이 온전한지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주요 소장품 중 무사하다고 확인된 것은 대형 운석뿐”이라고 보도했다.

 건물 소화전 2기의 물탱크가 모두 비어 있어 초기 진화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과학 문화 교육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국립박물관은 2014년부터 연간 운영예산 12만8000달러(약 1억4000만 원)를 확보하지 못했다. 큐레이터들이 자선 모금운동을 벌일 정도였다. 올해 마련한 예산은 겨우 1만3000달러. 청소와 보안 인력 급여조차 줄 수 없어 3년 전부터 여러 차례 운영을 중단했다.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개관 200년 기념식을 한 달 앞둔 5월에도 내벽 표피가 벗겨져 전기 배선이 노출되는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해 전시를 중단해야 했다”고 전했다. 어류학자 루이스 로샤 씨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건물 복구 계획을 발표했지만 국립박물관 소장품이 지녔던 유일무이한 가치는 영영 돌이킬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