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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서 역대 LPGA투어 최소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 김세영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서 역대 LPGA투어 최소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 김세영

Posted August. 10, 2018 07:51   

Updated August. 10, 201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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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영(25·미래에셋)의 사인에는 얼마 전부터 숫자 ‘31’이 추가됐다. 2011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써 오던 사인을 바꾼 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72홀 역대 최소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 수립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그는 31언더파 25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뒤 해외 투어에 전념하다 지난 주말 귀국한 김세영은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숍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록을 향한 도전은 필드에서 큰 동기부여가 된다. 앞으로 58타를 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이 갖고 있는 LPGA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인 59타마저 깨뜨리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8홀 최소타는 짐 퓨릭이 2006년 세운 58타.

 신기록 달성 후 그는 각국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것은 물론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태국 선수(티다파 수완나뿌라)와 그 캐디까지 찾아와 멘털 관리에 대한 비결을 묻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선수가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까지 했어요.”

 그는 처음으로 미국 골프채널과 생방송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LPGA투어에선 그가 기록 작성 때 사용한 장갑과 공을 기념관에 영구 보관하기로 했다.

 마지막 날 늘 입는 빨간 바지로 유명한 김세영은 경기 막판 결정적인 홀인원이나 이글로 극적인 뒤집기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역전의 여왕’이다. 한 번 달아오르면 좀처럼 식지 않는 몰아치기의 달인이다.

 이런 면모에 대해 김세영은 “신기록을 세울 때는 매 홀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을 가지려 했다. 전에는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냉정하게 돌아가는 요령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2년 전부터 그는 양궁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는 김영숙 스포츠심리학 박사로부터 멘털 트레이닝을 받아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양궁과 골프는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한 발을 다투듯 한 샷이 중요하잖아요. 지나간 건 잊고 해야 할 것만 집중하게 됐어요.”

 김세영은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연이어 20위 밖에 밀려나 큰 실망에 빠졌다. “멘털과 관련된 동영상을 수십 편 봤는데 결론은 똑같더라고요. 안 되는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잘하는 것만 생각하자. 긍정의 힘을 믿었죠.”

 13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김세영의 남은 시즌 목표는 2승 추가다. LPGA투어 통산 7승을 올렸지만 아직 메이저 우승은 없다. 다음 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무대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그 갈증을 푼 뒤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는 걸 최상의 시나리오로 삼았다. “제 기록도 언젠가 누군가는 깨겠죠. 하지만 또 새 기록을 세우려고 노력하다 보면 우승도 따라 오지 않을까요. 더 핫해지고 싶어요.”


김종석 kjs0123@donga.com